사설 중/ '싹수론' 에 맞선 이준석 개혁신당, 거대 양당에도 일침 되길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20일 창당과 함께 제3지대의 길을 열었다. 신당 출현은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반복돼 온 정치 관습이지만 개혁신당의 그것은 과거와 사뭇 다른 점이 있다. 40세가 채 안되는 30대 젊은 정치인들이 거대 양당 체제를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세대간 경쟁구도가 선거판에 투영된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이 대표는 창당대회에서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 보다, 이재명 대표 보다 뭘 잘하냐고 묻는다면 개혁이다"며 "(기존 양당은) 빠르게 달려야 할 육상 경기에 망건과 도포 입고 짚신 신고 나타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기성세대가 꼬집은 이른바 '싹수론' 에 대해 "당당히 맞설 시간이 됐다"고 했다.
이준석 신당의 성공 여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세대틀에 갖혀 있다는 한계가 엿보이는 동시에 기존 양강인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지 못하는 섬세한 젊은 개혁정책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집권정당은 경제부문에서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영부인 리스크'와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로 지지세를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갖혀 믿음직한 비판 야당의 모습을 잃은지 오래다.
이준석 개혁신당은 여론조사에서 10% 언저리로 확고한 지지세를 형성한 것은 아니다. 1등만이 승리하는 소선거구제 선거이기에 더욱 그렇다. 반면 그의 도전은 일종의 실험적 성격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 실험은 거대 양당에도 건강한 일침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사회가 세대간의 격돌과 시각의 차이를 얼마나 녹여내고 또 걸러낼 것인지는 4.10 총선에서 한 표를 던질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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