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역행…대규모 투자, 온통 수도권에만

  • 구경모
  • |
  • 입력 2024-01-25 18:29  |  수정 2024-01-26 07:09  |  발행일 2024-01-26 제3면
국토부, 25일 수도권 30분 출퇴근 시대 '134조 투입'
경기도 남부권에 반도체 메카 클러스터 구상 발표
비수도권 한정 유턴 기업 보조금 지원 수도권에도
비수도권 시민단체 "지방시대 진정성 심각한 우려"
pyh2022062403360001300.jpg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온통 수도권이다. 정부가 수도권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4·10 총선을 겨냥,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 잡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방시대'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134조 원을 투입해 '수도권 30분 출퇴근 시대'를 연다"고 밝혔다. 3월 GTX-A노선(수서~동탄 구간) 첫 개통을 시작으로 운정~서울역 구간도 연내 개통하는 등 2028년까지 순차 개통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GTX 모든 노선이 완전 개통될 경우 경제적 효과 약 135조원, 고용 창출효과 약 50만명에 달할 것"이라면서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가 본격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지역에 GTX급 광역 철도를 도입하는 등 비수도권 교통 대책도 내놨다. 그러나 교통 대책 대부분이 수도권 GTX 확충, 경기도 '김포 골드라인' 혼잡 문제 해결, 수도권 신도시의 쾌적한 출퇴근 교통 환경 조성 등에 맞춰져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통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비수도권 교통 인프라는 구색 맞추기 인상이 짙다.
 

24.jpg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여섯 번째,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에서 광역 교통 혁신방안 발표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 15일에는 오는 204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이 622조 원을 투입해 경기도 남부 일대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경기도 남부권이 반도체 남방한계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의 수도권 쏠림이 현실화 되면서 대구와 구미의 반도체 기업 유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인재 수혈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와 구미 반도체 산업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도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졌다. 수도권에 신도시 조기 착공 및 공급 가속화는 물론 신규택지를 발굴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에도 수도권 규제 완화 내용이 담겼다.

비수도권에 한정했던 유턴 기업 보조금 지원을 수도권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 유턴 기업에 대해 보조금 한도를 200억 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정부가 민생토론회를 통해 잇따라 수도권 중심의 대규모 투자 대책을 내놓자 비수도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원·영남·호남·제주·충청권 시민사회단체는 "수도권·비수도권간 격차 해소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해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약속에 대한 진정성이 심각히 우려된다"며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와 균형발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수도권 위주의 전방위적 성장·개발 정책을 규탄한다"고 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구경모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