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비-플랫' 타고 흐르는 역동적인 봄의 선율 선사"…전국 순회 연주 갖는 피아니스트 김상영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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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2 17:10  |  수정 2024-03-12 17:11  |  발행일 2024-03-13
2021년부터 계명대 조교수로 재직하며 대구와 인연
지난 1일 제주 이어 14일 대구, 27일 서울 공연
"작곡가 브람스·라흐마니노프 두 작품 통해 봄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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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상영. <프란츠클래식 제공>

"비-플랫이라는 조성은 웅장하고도 굉장히 밝은 봄의 기운을 내뿜는다. 분명 빛과 어둠답게 브람스의 헨델 변주곡은 비-플랫 장조, 라흐마니노프의 2번 소나타는 비-플랫 단조이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환희이다."(프로그램 노트 중)

브람스와 라흐마니노프는 같은 낭만주의 작곡가로 분류되지만, 그 색채는 크게 대비된다. 1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프란츠클래식 기획 리사이틀 무대에 오르는 피아니스트 김상영은 연습 과정에서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2번'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처음부터 '비-플랫'을 제목으로 잡은 것 아니었어요. 연습하면서 음미하다 보니 두 곡이 '비-플랫(내림 나)'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어요. 굉장히 다른 색깔을 가진 작곡가인데, 두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궁극적으로는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브람스의 헨델 변주곡은 워낙 어려운 작품이라 시작하기 어려웠는데 용기를 내봤습니다."

김상영은 2021년부터 계명대 조교수로 재직하며 대구와 인연을 맺었다. 대구에 연고는 없지만,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박사까지 마친 그의 스승이 피아니스트 변화경(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으로 대구 출신이다. 미국 유학도 대구 출신 피아니스트 백혜선을 통해서 했기에 그에게는 대구 사투리가 익숙하다. 이번 공연은 그의 대구에서의 두 번째 독주회이기도 하다. 공연은 지난 1일 제주 공연,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공연 등 전국 순회 연주로 진행된다.

"대구에서의 첫 독주회는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며 더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는데요. 지난해에는 대구시향과 협연하면서 감사하게도 좋은 관객들을 만났고 단원들과도 교감하며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연주 중 하나였어요. 이제 좀 더 퀄리티 있고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음으로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김상영은 2008년 아리조나 뵈젠도르퍼 국제 콩쿠르 1위, 2013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입상 등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여러 콩쿠르를 경험한 그는 학생들에게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콩쿠르 참가를 권유한다고 했다.

"콩쿠르 참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입상으로 명성을 얻고 연주 기회를 늘려나가는 건데요. 아이러니하게 그런 욕심이 생기면 음악이 딱딱해지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그런 기회를 통해 더 성장하고자 했는데, 그 시간만큼은 음악에만 몰입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낙담했을 때 포기하거나 피아노와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을 조심해야겠죠."

치고 싶은 곡이 너무 많다는 그는 가장 도전하고 싶은 곡으로 슈만의 '판타지'를 꼽았다. 또 무용수들과 함께 하는 무대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저희 선생님이 '슈만 판타지'는 40세가 넘어야 칠 수 있는 곡이라고 하셨는데요. 이제 제가 올해 마흔이 됐거든요. 러셀 셔먼(지난해 작고) 선생님 연주에서 영감을 받아서 하고 싶은 공연도 있어요. 선생님이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셔서 악보를 보고 연주하다 보니 제가 악보 넘기는 걸 많이 도와드렸는데, 그때 바로 옆에서 연주를 들었어요. 선생님이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 무용수들이 나와서 춤추는 것 같은 환상을 일으키는 소리를 만드셨어요. 무용수들과 같이 합작하는 무대를 만들어 보는 게 제가 하고 싶은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에요."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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