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단일 후보 추대' 관례 깨지나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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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4 21:06  |  수정 2024-03-14 22:39  |  발행일 2024-03-15 제2면
박윤경 케이케이, 장원규 화성밸브 대표 도전장
후보간 합의 이뤄지지 않으면 24년만 경선 실시
대구지역 달라진 산업지도 반영, 새 리더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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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선출을 놓고 '단일 후보 합의 추대' 관례가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선이 유력하다. 대구의 달라진 산업지도가 반영된 결과는 분석이 나온다. 신산업 관련 기업들이 상공의원에 대거 입성하고, 갈수록 치열해진 연구개발(R&D)역량 강화 등 대구지역 기업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대구 상공계를 대표하는 대구상의가 시대 변화를 담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밀실 합의를 통한 합의 추대보다 경쟁을 통해 새 리더십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상의 회장 선거일을 불과 4일 앞둔 14일 현재 박윤경 케이케이 대표와 장원규 화성밸브 대표가 도전장을 던졌다. 두 후보는 경선 불사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두 후보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4년만에 대구상의 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대구상의 회장은 간접 선거 방식으로 선출된다. 지난 13일 '제25대 상공의원'으로 확정된 112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차기 대구상의 회장 선출은 오는 19일 임시총회에서 결정된다. 박 후보와 장 후보가 서로 양보하지 않는다면 상공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택하게 된다.


두 후보가 중도하차 의사를 나타내지 않으면서 경선이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2000년 제 17대 회장 선거 이후 24년 만에 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사실 대구상의는 2000년 이후 경선 보다 추대 형식으로 회장을 선출해 왔다. 제17대 회장 선거 당시 채병하(전 대하통상 회장)·권성기(전 태왕그룹 회장) 후보가 회장 자리를 놓고 격돌하면서 지역 경제계가 반으로 갈라져 갈등을 빚었던 '트라우마'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통상 임시총회 일주일 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인물이 정해지는데 현재로선 두 후보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구지역 경제계 인사들의 중재도 먹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와 장 후보도 '물밑'에서 적극 선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전이 달아오르면서 대구지역 경제계 일각에선 추대를 고집할 필요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게 공정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업 환경이 변하면서 선거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전기차·UAM 등 미래모빌리터, 의료·바이오· 2차전지·반도체 장비, ICT 플랫폼 등 신산업 업종이 상공의원에 입성한 상태다. 이들 업종의 수요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감대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상공의원은 "20여년간 지역 경제계가 많이 변했고, 꾸준히 새로운 상공의원이 합류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공의원 수도 많이 늘었다. 20여년 전 50명에 불과했던 상공의원이 112명으로 늘어났다. 소수 상공의원들 의견에만 의지한 채, 분란 소지가 없는 '단일 후보' 추대방식'만 고수해선 다수 기업이 바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또다른 상공의원은 "새 리더를 제대로 뽑으려면 선택의 장이 열려야 한다. 이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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