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화목 보일러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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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2 06:59  |  수정 2024-03-22 07:02  |  발행일 2024-03-22 제27면

젊은 소방관 두 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갔던 문경 신기공단의 화재는 공장 내 전기튀김기의 온도제어기 작동 불량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또 사고 발생 이틀 전 공장 관계자가 화재 수신기 경종을 강제 정지시킨 탓에 불이 크게 확산한 뒤에 119에 신고해 늑장 대응 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안이한 태도가 참사를 일으킨 인재였다는 결론이다.

얼마 전 문경의 한 농가에서 화목보일러 취급 부주의로 추정되는 불이나 주택이 모두 탔다. 이날 문경의 다른 지역에서는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한 선제 조치로 산림과 인접한 화목보일러 사용 40여 가구에 대한 안전점검과 주민 계도를 했다. 화목보일러가 연료비가 싼 대신 취급을 소홀히 할 때 화재 위험을 안고 있어서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당국이 나선 것이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화목보일러 화재는 1천2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화재 위험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화목보일러는 연료비 등의 이유로 기름이나 가스보일러 사용을 꺼리는 농가에서 주로 설치해 사용한다. 장작을 사지 않더라도 가까운 산에서 연료를 조달할 수 있어 선호하는 농가가 많다. 하지만 관리 부실로 불이 날 위험을 늘 안고 있다. 장작 등의 땔감을 보일러와 가까이 두거나 타고난 재를 대충 살펴보고 산기슭이나 농지 주변에 버렸다가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봄철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마음도 해이해지기 쉬워 화목보일러 사고가 빈발한다. 공장 화재든 화목보일러 화재든 소중한 인명과 재산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준다. 또 방심과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인재라는 점도 같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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