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남은 3년 가시밭길…협치 안 되면 '식물정부' 전락 우려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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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0 23:24  |  수정 2024-04-10 23:36  |  발행일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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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대승을 거뒀다. 향후 여소야대 국면이 연출되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 공백) 국면이 전개되는 것은 물론 여야 대권 잠룡들의 명암도 엇갈리게 됐다. 야당이 압승한 만큼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은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협치가 중대 과제다. 여야 관계가 대치로 치달아 협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식물 정부' 전락마저 우려된다.

윤 대통령이 내놓은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사항을 비롯해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감세, 규제 완화, 의료개혁, 교육·노동·연금 3대 개혁 등의 추진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는 필수다. 더불어 여당 내에서도 총선 참패에 대한 윤 대통령 책임론이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공세는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막혔던 민주당 주도의 △양곡관리법 개정△노란봉투법△방송3법 개정안△김건희 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등을 22대 국회에서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로 탄핵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탄핵 국면마저 전개되면 민심 이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역시 총선 패배의 상처를 수습하고 지방선거와 대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묻고, 검건희·대통령 탄핵 정국 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탈당을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맞물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패배 책임론과 친윤 세력 2선 후퇴 요구 등 대권 경쟁을 놓고 내부 저항에 직면해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를 이끈 것은 물론 여권 잠룡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잡으면서 정국을 주도할 거야(巨野) 수장으로 대권 가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조국 대표도 주목된다. 조국혁신당은 무난하게 원내 3당에 올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경 투쟁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22대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체제로 작용하며 협상과 견제를 통해 존재감을 키워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이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도 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5년간 피선거권을 잃게 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 대표 팬덤에 기대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동력이 상실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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