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에 뺏긴 마음, 이제 나랏빚과 중동발(發) 위기에 눈 돌려야

  • 박재일
  • |
  • 입력 2024-04-16 07:01  |  수정 2024-04-16 06:59  |  발행일 2024-04-16 제23면

총선에 나라 전체의 마음이 쏠린 사이,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가 채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고, 중동발(發) 전쟁의 암운마저 밀려들고 있다. 치열했던 선거전을 뒤로하고 정부와 국회가 무게중심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총선 뉴스에 묻혔지만 최근 발표된 지난해 '확정된 국가채무, 나랏빚'은 무려 1천126조원이었다. 1982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50%를 넘었다. 국민 1인당 2천178만원이다. 국가 예산을 미래의 부채로 끌어쓴 탓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 시절 코로나 사태와 퍼주기 논란 속에 확장재정을 쓴 여파가 컸다. 문 정부는 GDP 대비 나랏빚 비율을 50%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정치권은 현금 지원성 복지 공약을 마구 남발했다. 후과는 컸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성장이 둔화하면서 세수마저 줄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유가 100달러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마저 봉쇄된다면 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정치권은 이제 정쟁을 멈추고 나라 경제와 안보 전반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 진영의 이익을 넘어 미래성장을 향한 진지한 토론과 협치가 요구된다.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을 비롯해 후세 나랏빚에 영향을 줄 사안들에 대한 개혁작업도 재개해야 한다. 공무원·군인 연금은 '확정되지 않은 나랏빚'으로 1천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중동발 악재 여파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가 안보의 허점이 있는지 살피고 민생 물가를 관리해야 한다.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시기가 다가왔다. 위기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자 이미지

박재일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