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잇따라 홍역에 확진돼 방역 당국이 확산 차단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영남일보 DB> |
홍역 정의와 증상. 질병관리청·대구시 제공 |
21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6일 경산 A 대학교 외국인전용기숙사에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B씨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입국한 B씨는 이튿날부터 몸에 열이 나고 감기 증상 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와 같은 기숙사에 생활하던 다른 유학생들도 잇따라 확진되면서 지난 18일 11명이던 확진자가 19일 16명, 20일 22명으로 늘어났다. 21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 기숙사에서 400여 명이 생활했던 만큼, 보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산시보건소는 이 기숙사 2~3층을 코호트 격리(이동 금지) 조치하고,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심층 역학조사에 나섰다. 또 이 대학 외국인 기숙사생 1천200여 명 전원을 대상으로 MMR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이상 반응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다.
경산시보건소 관계자는 "홍역은 잠복 기간이 2~3주인 점을 고려하면 우즈베키스탄에서 입국 전에 이미 홍역에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재 확진된 학생은 증상이 약해 대증치료와 개별 격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시보건소는 홍역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8일 해당 대학에 경북권질병대응센터와 경북 감염병관리지원단이 함께하는 홍역 상황실을 설치하고 임시 선별진료소 2곳을 운영 중이다.
전국의 홍역 감염 사례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0건이었으나, 2023년 8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해 들어 15주 차(4월 8일~14일)까지 15건의 홍역 감염 사례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고작 넉 달 만에 최근 3년 간 발생한 홍역 감염 건수를 크게 웃돌며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의 종식에 따라 해외 출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홍역 백신을 맞지 않은 외국인을 통해 국내에도 홍역 바이러스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1명이 확정 판정 받았다. 이는 경산 기숙사 관련 주소지가 대구인 외국인 유학생이다. 이로 인해 대구에는 홍역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구시는 지역 내 확산 방지를 위해 홍역 예방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의료기관의 홍역 조기 인지 및 신속한 신고로 홍역 발생 감시를 강화하고, 외국인 유학생 및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다국어 번역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홍역 예방수칙을 홍보하고 있다. 접종 미완료자를 대상으로 예방 접종 독려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정의관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홍역 의심 증상이 있는 시민은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 후 신속하게 의료기관 진료를 받아 달라"며 "의료기관에서는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내원하면 해외 여행력을 확인하고 의심 시 보건소 신고와 감염관리 조치를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홍역은 공기 중에 기침과 재채기 등 비말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초기 10일 정도는 별다른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다가 이후 발열과 발진, 구강 안쪽에 회백색 반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목이나 귀 뒤 등 머리에서부터 시작해 온몸에 좁쌀 같은 붉은 발진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감염자와 접촉 시 면역이 약한 환자는 90% 이상의 감염 위험성을 보인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박성우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