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차입금 비중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져"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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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8 17:55  |  수정 2024-04-29 09:17  |  발행일 2024-04-28
한국금융연구원 국내 기업부채 현황, 시사점 보고서 내놔
고금리 지속, 내수시장 침제로 위험 지표 모니터링 필요
한국금융연구원

지난해 상환 능력이 취약한 국내 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28일 '위기·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를 보면 국내 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천889조 6천억원이다.은행권 대출 잔액이 1천350조5천억원, 비은행권은 539조1천억원이다. 기업대출 잔액은 2019년 말 이후 분기 평균(전년 동기대비 기준) 10.8%씩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같은 기간 각각 54.3%(98조9천억원), 56.5%(564조원) 늘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 관련 업종과 팬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업(175조7천억원)과 건설업(44조3천억원)의 대출 증가분이, 전체 업종 대출 증가액(567조4천억원)의 38.8%를 차지했다.

특히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 상황과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론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57.4%로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다. 또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 기업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0.5%로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 취약 기업(100% 이하)의 차입금 비중도 지난해 6월 말 51.9%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연구를 맡은 신용상 KIF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부실 위험기업 비중과 부실 위험기업 차입금 비중이 모두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낮고 기업 부문 부실 규모도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 않다"면서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 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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