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CEO아카데미] 이주헌 미술평론가 "내 주체 일깨우도록 감동 주는 그림이 명화"

  • 권혁준,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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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2 07:59  |  수정 2024-05-02 08:27  |  발행일 2024-05-02 제20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이주헌 미술평론가 '명화 읽기'
반 고흐 통한 예술가 개성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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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헌 미술평론가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이주헌의 행복한 명화 읽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명화란 유명한 것도, 비싼 것도, 독특한 것도 아닙니다.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이 바로 명화입니다."

이주헌 미술평론가가 지난달 30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행복한 명화 읽기'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평론가는 강의를 시작후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은 내 눈앞에 보여줘. 그러면 내가 믿을게'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우리 눈은 정확하지 않다. 오감 중 가장 불확실한 감각이 시각"이라면서 "그렇지만 우리 눈이 가진 시각의 한계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다. 미술은 시각의 한계를 이용해서 탄생한 예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계 앞에서 좌절하면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없다. 반 고흐는 미술학도 시기에 완벽하게 데생을 하고 싶었지만 삐뚤삐뚤하게 그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색채를 쓰고 에너지를 실어 위대해졌다"며 "한계는 저주가 아니라 예술가의 개성이다. 한계를 극복할 수도, 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평론가는 본 강의에 들어가면서 '무엇이 명화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잭슨 폴록의 '폴록 넘버5', 피에로 만조니의 '예술가의 똥'에 대해 설명했고,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이 명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그림을 즐기는 이유는 감동을 얻기 위해서다. 감동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강렬한 느낌을 갖는 것이고, 내 안에 지금 강렬한 느낌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체가 되살아난다"며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의 주체가 되지 못할 때가 많다. 스스로 주체가 될 때 나와 우주가 하나가 되고, 찰나와 영원이 만나고, 우리의 유한함이 무한으로 접어든다. 예술은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후 피카소를 좋아한 엘레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엘레나 가족에겐 병으로 세상을 떠난 딸 엘레나가 생전에 남긴 쪽지 그림들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명화"라고 귀띔했다.

이밖에 이 평론가는 렘브란트의 '유대인 신부'를 감상한 반 고흐의 일화를 소개했다. 훌륭한 예술 작품을 본 사람이 순간적으로 느끼는 정신적 충동이나 분열 증상인 '스탕달 신드롬',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작품들의 사례와 창의력을 높여주는 미술감상 방법 등을 소개하며 강의를 마쳤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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