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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는 '숏츠'라는 숏폼이 있다. 기자는 유튜브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필요하거나 알고 싶은 내용만 "~하는 법" 또는 사물에서의 어떤 증상 검색해서 찾아 보는 편이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숏폼에 중독됐다"는 27.4%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자가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를 생각하다 문득 '아, 27.4% 안에 포함되는구나'라고 깨달았다. 기자는 홈페이지와 모바일에 노출되는 온라인 전용 기사를 작성하고 분류하는 등, 3년째 소위 말하는 '온라인 기자'로 살고 있다. 분량이 적은 기사를 여러 건 만들어내고 실시간으로 업로드 또는 업데이트 되는 기사를 수정하고 홈페이지와 모바일 화면에 적절하게 배치한다. '빨리 빨리'의 한국인에 걸맞게 손 빠르게 작업하게 된다.
이 온라인 부서의 업무와 숏폼은 닮았다. ▲짧은 내용 ▲많은 콘텐츠 ▲현재진행형 ▲산만함에 정신 팔림, 이 쯤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온라인 업무는 실시간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안 그래도 계획대로 되지 않음을 불안해하는 성격인데, 이 업무가 그 초조함을 가속시킨다. 정신없고 마음이 급해진다. 실수도 잦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몰두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산만한 것이다.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것은 청년이나 어른이나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대학생들에게 조언했다. 또 철학자 한병철 교수는 바쁜 시대의 멀티태스킹(multi-tasking·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다중작업'이라고도 한다)을 두고 "후기 근대의 노동 및 정보사회를 사는 인간만이 갖추고 있는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퇴화"라고 정의했다.
짧고 빠르게 지나가는 많은 콘텐츠를 경계해야 함을 알지만 쉽지 않다. 숏폼이나 지금 업무가 나쁘다거나 해롭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노력 없이 감상 만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고관여' 취미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당연해 보일 수 있다. 네모난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는 네모난 세상 속 짧은 영상이 아니라 네모난 책과 신문의 무한한 상상 속 글을 읽고 싶은 시간이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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