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대학 박물관에는 기원전 1800년경에 제작된 약 10인치(25 cm)정도의 검은 사문암(serpentine)으로 만들어진 ‘네브-세누(Neb-Senu)'라는 고대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상이 전시 중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러한 신상을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한 대체물(alternative home)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파괴되거나 훼손된 시신을 대신해 영혼이 깃들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박물관 큐레이터인 캠벨 프라이스(Campbell Price)가 신상이 다른 방향으로 돌아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제자리로 돌려 놓았다. 그러나 그 후 매번 출근할 때마다, 신상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 날 석상이 완전히 180도로 등을 돌린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상부에 보고했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며칠 동안 CCTV에 녹화된 내용을 고속으로 돌려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상은 대낮에 제 자리에서 반시계 방향으로만 빙그르르 돌며 바라보는 방향을 바꿨다. 워낙 느리고 미세하게 움직여 관람객들은 이상한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집트 유물인 신상이 혼자서 움직이는 것을 두고, 세간에는 '파라오 미라의 저주' 라느니, '오시리스 신이 진노하셨다' 라느니 하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석상은 지극히 규칙적인 패턴으로 일정하게 미세하게 회전할 뿐, 자연현상에 가깝고 석상 괴담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는 가장 가능성 높은 추론으로서, 신상의 사문암과 유리 전시대의 접촉면에서 발생한 '차별적 마찰력'(differential friction)을 들었다.
그러나 큐레이터 캠벨 프라이스는 지난 80년간 똑같은 유리 전시대 위에 놓여 있었는데, 유독 2013년 이후부터 제 자리에서 회전하는 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헤프닝으로 박물관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았고, 2010년 이후 추가적인 조사나 결과가 나오지 않아 결국 미스터리로 남았다.
글.영상: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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