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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의 달을 맞아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들이 눈길을 모은다. 자유를 찾아 목숨 건 탈주를 하는 북한 병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탈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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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의 달을 맞아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들이 눈길을 모은다. 비무장지대 판문점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판문점' <엣나인필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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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의 달을 맞아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들이 눈길을 모은다. 여객기 납치사건을 그린 '하이재킹'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북한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담배꽁초와 대변, 플라스틱 조각 등 각종 쓰레기가 든 '오물 풍선' 1천여개를 남쪽으로 날렸다. 이로 인해 남북한 주민 여론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뉴욕타임스와 AFP 등 해외 매체들까지 비중있는 지면을 할애하고, 남북한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5일이면 한국전쟁 발발 74주년을 맞는다. 북한이 남쪽으로 날려 보낸 '오물 풍선'으로 인해 남북한 긴장관계가 고조된 가운데, 극장가를 장식한 남북한 관련 영화를 소개한다.
◇북한군의 추격전 그린 '탈주'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등이 출연하는 '탈주'는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군부대를 배경으로, 북한병사 '규남'과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극영화다. 최근 '수사반장 1958'을 통해 낭만 있는 수사반장 연기를 보여준 이제훈이 남쪽으로 탈주를 꿈꾸는 북한병사 규남을 연기하고, 연극배우에서 영화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구교환이 집요한 북한 보위부 장교 현상을 연기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박하경 여행기' 등에서 따뜻하고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져온 이종필 감독은 "탈주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속도감 있게, 직진하는 스타일로 그려낸 장르영화"라며 이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어떤 장애물이든 뚫고 직진하는 규남의 질주와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의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을 통해 쫓고 쫓기는 인생의 한 단면을 펼쳐 보인다는 것.
자유를 찾아 철책선 너머로 질주하는 북한 병사를 연기한 이제훈은 "시나리오와 감독을 믿고 카메라 앞으로 뛰어들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완성시켰기에 더 빛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며 소감을 밝혔다.
◇남과 북 소통창구 조명한 '판문점'
판문점은 한국 전쟁 당시 정전 협상이 진행된 곳이다. 정전협정 이후 유엔군과 조선인민군의 공동경비구역으로 지정됐으며,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쌍방의 행정관할권이 미치지 않는다. 판문점은 1976년까지는 경계선 없이 양측 경비병과 출입자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었으나, 1976년 8월 18일에 발생한 '판문점 도끼 살인 사건'을 계기로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관할 구역이 분할되었다.
송원근 감독의 신작 '판문점'은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영화다. 판문점은 남과 북이 소통하는 유일한 소통창구이면서 각종 회담을 개최하는 대화의 창고로 이용됐지만 2023년 11월, 9·19 남북군사합의가 파기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감독은 조선시대에도 존재한 작고 오래된 마을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하는 비무장지대로 바뀐 오늘날의 판문점까지를 조명한다.
감독은 판문점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우리는 왜 긴 세월, 평화에 이르지 못했는지 질문한다. 또 판문점이 다시 평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온 국민에게 제안한다. '헤어질 결심' '한산:용의 출현'의 배우 박해일이 나레이션을 맡아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판문점이 가지는 의미를 우리에게 묻는다.
◇여객기 공중 납치 '하이재킹'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하이재킹'은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와 여진구가 초대하는 블록버스터급 재난영화다. 때는 1971년 ,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진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하정우는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기장 '태인' 역을, 생애 최초로 악역 연기에 도전하는 여진구는 조종실을 장악하고 무작정 북쪽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협박하는 여객기 납치범 '용대' 역할로 분한다.
도망칠 수 없는 한정된 공간, 여객기 공중납치라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진다. 게다가 기장은 폭발의 충격으로 한쪽 시력까지 잃어버리고, 승객들은 공포감으로 극도의 혼란상태다. 부기장 태인은 과연 북한군에 맞서 승객들을 무사히 목적지로 안내할 수 있을까.
이밖에 자유를 꿈꾸는 북한의 한 가족의 생존기를 그린 '분노의 강' 은 지난달 29일 개봉 후 실관람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베테랑 배우 김강일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아버지 '기철'로, 애플TV 오리지널드라마 '파친코' 에서 어린 솔로몬 역으로 얼굴을 알린 신예 윤경호가 아들 '철수'을 연기했다. 북한 거주민들의 실상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애를 리얼하게 보여줘 가슴을 울린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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