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보훈단체 고령화로 존폐 위기 "5년 후 회원 상당수 감소"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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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5 20:23  |  수정 2024-06-05 20:38  |  발행일 2024-06-06
광복회 평균 82세, 6·25 참전유공자 평균 92세

"5년후 각 단체 존폐 위기 불가피 할 것" 전망

한편, 대구시·보훈청 6월 맞아 마련한 혜택에

"고령화 고려하지 않아 오히려 자존심 상해"
대구 보훈단체 고령화로 존폐 위기 5년 후 회원 상당수 감소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대구 달서구 진천로에서 상록수어린이집 원생들이 손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며 태극기 게양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지역 보훈단체 회원들의 고령화가 심각해 5년 후엔 존폐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보훈단체 등에 따르면 대구에서 활동 중인 광복회 회원은 436명으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82세로 집계됐다. 또 1천709명에 이르는 6·25전쟁 참전유공자의 평균 연령은 무려 92세에 달했다.

 


6·25 참전유공자의 경우, 이미 고령화로 회원 수가 급감하는 추세다. 2022년 말 기준 6·25 참전유공자 수는 2천142명이었지만, 1년 새 5분의 1 이상(20.2%·433명) 줄었다. 실제 전쟁 참전자만 회원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고령화가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1915년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항일 독립운동 단체인 광복회의 경우, 아직까진 회원 수가 줄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5년 이내 빠르게 회원 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에선 순국선열, 애국지사 등 국가유공자의 최대 3대 자손(손자)까지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변재괴 광복회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광복회의 손자 세대도 고령화가 심각해 시간이 지날수록 동력을 잃으면서 5년 뒤에는 회원이 상당수 감소할 것"이라며 "광복회는 순국선열 기념식을 주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앞으로 보훈 문화가 약해질 수 있다. 광복회에서도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자체의 보훈대상자 지원책도 보훈단체 회원들의 고령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와 보훈청이 마련한 유공자 혜택 등이 기존 노인 혜택과 겹치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대구보훈청은 이달 중 보훈 대상자에게 시내버스·도시철도 무료이용, 코레일·항공사 무료 및 할인 이용, 프로야구경기 할인, 축구 경기 무료 관람, 네이쳐파크·이월드·대구 아쿠아리움 할인 이용 등 혜택을 제공한다.


한 지역 보훈단체 관계자는 "시내버스, 도시철도는 회원 대부분이 이미 무임승차 혜택을 받고 있다. 구색 맞추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프로 야구·축구 경기는 현장 매표소에서 발권해야 하는데 좌석이 매진될 경우 입장이 불가하다. 이런 혜택은 오히려 자존심만 상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외철 대구시 복지정책과장은 "시내버스, 도시철도 이용은 유공자와 동반 가족 1인 무료로 제공한다. 회원이 거동이 불편해 부축을 받는 경우가 많아 그런 혜택을 준비했다"며 "각종 할인 혜택은 기업에서 제공해준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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