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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대구소극장협회장. <대구소극장협회 제공> |
2009년 대구소극장협회가 시작해 2016년까지 이어진 '소극장있다페스티벌'이 '2024 대구소극장페스티벌'(11~30일)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창작공간 기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대구소극장협회장을 맡게 된 이나경 극단 기차 대표가 협회 소속 소극장과 함께 의욕적으로 축제를 준비했다.
최근 대구 남구 대명공연거리에서 만난 이나경 대구소극장협회장은 대구소극장페스티벌에 대해 "8년 만에 이뤄지는 페스티벌이자, 과거 '소극장있다페스티벌'에서 이어지는 페스티벌"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연극계 선배들과 후배들을 잇는 중간 역할을 해야 하다 보니 협회장을 맡아 축제를 준비하며 부담감과 책임감을 모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소극장협회가 이번 축제를 하게 된 건 위기감 때문이다. 올해 축제의 키워드는 '공간이 살아야 예술이 산다'와 '자생'이다. 이전에는 지원금을 받아 축제를 열기도 했지만, 올해는 지원 없이 각 극장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축제를 준비했다.
"팬데믹 이후 처음 소극장협회 총회를 했는데, 다 같이 보는 게 너무 좋았고 다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다 같이 힘을 모을 때라는 의견이 모였죠. 대구의 경우, 소극장축제가 맥이 다소 끊겼어요. 다른 지역에서 소극장페스티벌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 좀 부끄러운 일이에요. 소극장이 살아야 예술가들도 살고, 또 예술가를 꿈꾸는 이들의 활동도 활발해진다고 생각했어요."
올해는 우선 각 소극장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무대에 올린다. 축제에는 아트플러스씨어터, 한울림 소극장, 소극장 우전, 창작공간 기차, 소금창고, 아트벙커, 예술극장 온, 예전아트홀, 예술극장 엑터스토리, 소극장 길 등 대구의 10개 소극장이 참여한다. 협회 소속 14개 소극장 중 일정 확보가 어려운 곳을 제외하면 모두 참여하는 것이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소극장들이 내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게 이 협회장의 바람이다. 협회는 앞으로 우수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소극장페스티벌을 연극 외에 무용, 음악 등 다른 장르 공연도 볼 수 있는 페스티벌로 만들 예정이다. 또 공유 페스티벌을 열어 젊은 지역 예술인들이 꿈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소극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극장 활성화가)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겠죠. 배우가 무대에 서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저의 협회장 임기 3년 동안에 뭔가 이루겠다는 건 어설픈 이야기 같고요. 우리 스스로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관한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관객들도 찾아오고, 많은 젊은 연극인들도 소극장을 더 사랑하지 않을까 싶어요."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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