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달빛동맹'은 현재진행형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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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3  |  수정 2024-07-22 20:45  |  발행일 2024-06-13 제22면

[취재수첩] 달빛동맹은 현재진행형
이동현기자〈사회부〉

필자는 광주 태생이다. 유년시절과 소년시절, 청년시절을 모두 광주에서 지냈다. 부모님과 남동생을 비롯해 친구들과 고향인 광주에서 평생을 함께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전라도 사나이는 30대에 접어든 2017년 큰 꿈을 품은 채 대구로 거처를 옮겼다. 남은 인생을 대구에서 뿌리내리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기자 생활이 시작됐다. 고맙게도 대구라는 도시는 나를 한 공동체로 품어줬다. 대구에서 만난 지인 모두 관심과 배려를 통해 나를 한 가족처럼 보살펴 줬다. 대구 아가씨를 만나 결혼해 최근 예쁜 딸 아이까지 출산한 지금 꽤나 성공한 인생을 거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가운데 주위에서 공통적으로 건네는 말이 있다. 우리 가족이 '달빛동맹'의 산증인이라는 것이다. 딸 아이의 태명도 '달빛'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어쩌면 한미동맹보다 더 굳건한 것이 달빛동맹이며, 백두혈통보다 더 진한 것이 달빛혈통일지 모르겠다.

달빛은 달구벌 대구시, 빛고을 광주시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동서 화합과 공동 발전, 상호 교류 협력을 다지자는 의미가 담겼다. 무엇보다 달빛동맹이라는 가치 아래 최근 대구·광주 상생 행보에 모터를 달아줄 만한 소식이 들려와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가장 큰 결실은 달빛철도다. 달빛철도는 2030년까지 4조5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구~광주 철도 건설 사업이다. 새로운 지방시대의 모범 사례이자 남부거대경제권 형성의 초석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재 대구와 광주를 연결해 주는 교통망은 고속도로뿐이다. 1984년 개통해 도로가 협소했던 88고속도로가 2015년 대구광주고속도로로 확장 개통하며 그나마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차를 이용한 이동 시간은 3시간가량이다. 철도가 놓인다면 대구~광주를 1시간 이내로 주파할 수 있다.

이밖에 행정, 금융, 학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끈끈한 달빛동맹의 의지를 다지고 있어 더욱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5·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5월17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등 대구시 대표단이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광주·대구 신용보증재단도 지역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힘을 모았다. 대구와 광주를 대표하는 국립대인 경북대와 전남대는 일부 전공 과목에 한해 공동 학과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빛동맹의 봄바람은 현재진행형이다. 달빛 1세대를 넘어 2세대, 3세대가 이끌어 나갈 달빛동맹 공동체가 영원히 꺼지지 않은 지역 화합과 국가 발전의 등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현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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