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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상 작 |
"수십년 세월 스며든 캔버스 위 제주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모나(대구 중구 명덕로 35길 68)는 오는 20일까지 박세상 작가의 스물 다섯 번째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 작가가 자신의 기존 작품을 재활용해 작업한 '하늘창고' 연작과 설치작품 등 30여 점의 전시작을 만날 수 있다. 수십 년 전 작품을 수장고에서 꺼낸 후 자르고 붙이고 채색했다는 점에서 해당 작품들은 박 작가의 화업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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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상 작 |
옛 그림들을 다시 끄집어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배경에는 삶에 대한 반성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다. 예술가로서 모든 것을 비우고 가볍게 살고 싶다는 의지와 창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여 지구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작용했다.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제주의 하늘 및 자연 속에 스며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 작가의 의지다. 박 작가는 "드넓은 하늘에 반해 제주에 정착했고, 귤 창고에서 작업 중이다. '하늘창고' 연작은 작가의 작업공간과 꿈,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 등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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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상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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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상 작가가 갤러리모나에 전시 중인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
대부분의 작품 속에 자리한 지평선에도 눈길이 간다. 지평선으로 분리된 하늘과 땅 사이에는 예술가의 공간인 창고가 자리해 있고 대지에는 유채꽃과 메밀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캔버스 천의 조각들로 이뤄진 대지 위 식물들은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듯 생동감 넘치는 자태를 뽐내고 푸른 하늘은 따듯한 남방(南方)의 정취를 간직한 듯 하다.
제주의 대지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의 작품에도 눈길이 간다. 다양한 크기의 사각형으로 구분된 밭과 작품 하단에 자리한 창고의 모습에서 제주의 자연과 박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짜투리 캔버스 천을 모아 만든 박 작가의 자소상에도 환경의 중요시하는 박 작가의 철학이 묻어나 있다.
갤러리모나 권대기 대표는 "박세상 작가의 작품들은 깊은 예술혼을 품고 있다. 고뇌 속에서 탄생한 그의 작품들이 우리에게 어떤 행복을 가져다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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