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친한계는 회동 결과는 물론 형식에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굉장히 씁쓸해 했다"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서 당의 인식과 대통령실의 인식이 너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25분 정도 늦게 왔는데 대표를 안에 앉아서 기다리게 한 게 아니라 밖에서 서 있게 했고,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사진을 보면 마치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직사각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나란히 앉힌 자리 배치를 두고는 "검찰의 취조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면담 직후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만찬을 가진 것도 면담 의미를 깎아내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어제 한 대표 면담 직후 윤 대통령과 따로 만났느냐'는 질문에 "연락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며 "저를 위해 있던 자리가 아니고 만찬은 동료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친윤(親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강명구(구미을) 의원은 라디오에서 "빈손 회담 얘기하는 분들이 있지만, 면담이 남북 정상회담 하듯이 담판 짓는 게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지금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자연스럽게 만났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토론회에 불참하는 등 별도의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으면서, 면담에 답답함을 표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오후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건의 사항들이 국민의 요구와 민심에 부응한다고 판단될 경우 윤 대통령을 끝까지 설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