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돌잔치 참관기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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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4  |  수정 2024-10-24 06:59  |  발행일 2024-10-24 제23면
예전에는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돌잔치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조용히 식구들끼리 집에 모여 아이의 건강함을 기뻐하고 앞으로도 잘 살아가기를 기원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말 내 가족의 돌잔치가 있었다. 장소는 이러한 종류의 모임 전문 연회장이었고 수개월 전에 예약해서 이날 행사를 치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돌잔치가 필요했고 잘했다는 방향으로 내 태도가 바뀌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시점에 돌잔치에 초대받는 것은 돌 반지라도 선물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이 가는 일이다. 부모로서는 아이가 잘 자라도록 주변에서 보살펴준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지만 오히려 폐를 끼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었다. 이날 돌잔치에는 40여 명이 참석했는데 거의 아이 부모의 절친과 가까운 친인척으로 주인공의 재롱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결혼식과 달리 진행도 재미있게 했고 모처럼 만난 양 집안의 인사도 오갔다.

주인공인 아이가 태어나서 1년간 자라온 영상을 보고 돌잔치의 꽃인 돌잡이를 하는 것으로 간단한 의식을 마쳤지만, 참석자들은 진심으로 축하하고 만족한 표정이었다. 특히 아이 부모가 이날 행사를 위해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지만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가 1년을 무탈하게 자라 돌잔치를 하게 된 것은 부모의 힘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다. 당연히 가족과 이웃, 사회와 나라의 보살핌이 더해졌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잔치였다. 겪어보지 않았다면 여전히 이러한 잔치는 뭘 그리 거창하게 하냐며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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