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구의 디자이너다' <중>] 텍스타일 타고 떠나는 '날라리 여행가' 장재영

  • 윤정혜,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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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8  |  수정 2024-10-31 16:35  |  발행일 2024-10-28 제14면
"장재영만의 색감·문양으로 섬유패션도시 매력 발산하고파"

이달 31일 개막 대구컬렉션서

독창성 담은 의상 25점 선보여

론칭 브랜드 '포움' 개성 뚜렷

무신사 입점 -日 진출 준비 중
[나는 대구의 디자이너다 ] 텍스타일 타고 떠나는 날라리 여행가 장재영
장재영 디자이너가 지난 23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내 작업실에서 패션쇼에 출품할 작품을 체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오는 31일 개막하는 제35회 대구컬렉션에서 '텍스타일을 타고 떠나는 날라리 여행가'의 모습을 보여줄 대구의 청년 디자이너 장재영(38)씨.

그는 정형화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날라리 여행자'를 상상하며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의 시각을 작품 하나 하나에 녹였다.

이번에 그가 선보일 의상은 모두 25점. 사계절 변화와 꽃과 하늘, 바다와 같은 자연 풍경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무드를 청년 디자이너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의 필살기는 텍스타일 디자인. 이번에 페이즐리(인도의 식물 무늬로 깃털이 휘어진 모양)를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텍스타일을 선보인다.

그가 제작한 옷에는 세상 어디에도 같은 텍스타일이 없는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과감한 선과 깃털 문양이 패턴을 만들어낸다. 그가 론칭한 브랜드 '포움(POUM)'은 그래서 개성이 강하다. 한편으론 대중적이지 않다는 시선도 있는 게 현실.

장씨는 "포멀한 원단을 사용하면 조금 더 대중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자체 개발한 텍스타일 디자인이 포움의 가장 큰 아이덴티티다. 원단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뒤 이를 활용해 독창적이고 차별적인 의상과 가방류를 선보이는 게 포움의 정체성이다. 이번 쇼에서도 나만의 텍스타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대구컬렉션 무대에 서기까지 여정은 쉽지 않았다.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잠시 다른 길을 걷다가 2019년 브랜드 '포움'을 론칭했다. 특유의 문양과 색감으로 주목받기 시작할 때 코로나19는 그를 주저앉게 만들었다. 2년 가까이 쉬었다.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

그 혹독한 현실을 버틸 수 있었던 건 텍스타일 디자인 기반의 디자이너로 독보적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쉼없이 참으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저만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페이즐리로 상징되는 브랜드 '에트로'나 과감한 색감과 문양을 가진 '베르사체'처럼 이름만 들어도 이미지가 떠오르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어서죠."

당연히 그가 추구하는 롤모델 브랜드도 '에트로'와 '베르사체'다.

단기 목표는 '무신사' 입점이다. 무신사 입점을 발판으로 일본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얼마 전 막을 내린 '패션월드 도쿄' 전시회 참가를 통해 현지 바이어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진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섬유도시 대구'의 디자이너로서의 삶과 현실적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대구에 원단, 소재, 부자재 공급부터 봉제 공정 라인이 대거 줄었다. 패션 행사 또한 많이 자취를 감추는 상황이어서 브랜드를 대중에 알릴수 있는 문이 좁아졌다"며 정부 및 지자체의 관심을 당부했다.

인터뷰 말미에 장재영 디자이너는 "지금은 많이 퇴색됐지만 '섬유패션 도시' 대구라는 이미지가 아직 남아서인지, 타 지역 전시회에 가보면 '대구 디자이너라서 원단부터 다르다'는 반응을 듣는다. 그럴 땐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구가 갖는 도시의 강점과 텍스타일 디자인을 잘 접목해 매력을 발산하고 싶다. 시간이 걸려도 그 길을 묵묵히 가겠다. 그래야 누군가는 제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다"고 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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