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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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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제공 |
우리나라 경제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출 및 고용 부문에서 4대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자금지원 및 산업인프라 등으로 인한 수도권 집중화가 두드러지면서 비(非)수도권 벤처기업의 성장세는 뒷걸음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수 5천개 증가…매출서 SK·LG그룹 제쳐
2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벤처기업은 모두 4만81개로, 전년 대비 4천958개(14.1%)가 증가했다. 매출액은 242조원으로 삼성(295조원), 현대차(275조원)에 이은 3위 수준이다. 이는 SK그룹(201조원)이나 LG그룹(135조원)보다 많은 매출액이다.
각 기업 매출도 평균 65억원을 넘어서며 일반 중소기업보다 2.2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이른바 '벤처 천억 기업'도 908곳에 달했다.
벤처기업은 고용 부문에서도 대기업 기여도를 넘어섰다. 전체 종사자 수는 약 93만5천명으로, 4대 그룹의 근무 인력을 합친 74만6천명보다 18만9천명이 많았다. 특히 연구개발에 대한 비중은 대기업을 크게 넘어서면서 미래성장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평균 매출액 대비 4.6%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보다 2.6배, 중견기업보다 4.2배, 중소기업보다는 5.8배나 높은 수준이다.
한편 중기부에 따르면 소셜벤처기업은 2천679곳으로, 1년 새 9.4% 늘어났다. 평균 매출액은 30억8천만원으로 같은 기간 2억8천만원 증가했고, 연구·개발 조직 및 인력 보유 비율은 61.5%로 조사됐다.
김봉덕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벤처기업이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 지원 제도를 고도화하고, 벤처투자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10곳 중 6곳 수도권 몰려…대구경북 비중은 감소
하지만 벤처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 4만81곳 중 서울 27.8%, 경기 31.3%, 인천 4.2% 등 수도권 비중이 63.4%에 달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6.3%, 부산울산경남 8.9%, 광주전라제주 7.3%, 대전세종충청강원 14%에 그쳐 수도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문제는 벤처기업의 생태계가 성장할수록 영남지역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데 있다. 2022년 전체 벤처기업 중 약 7%이던 대구경북소재 기업은 1년새 0.7%포인트(p)감소했고, 부산울산경남 역시 9.6%이던 기업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광주전라제주(+0.8%p), 대전세종충청강원(+2.5%p)는 비중이 늘어났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벤처기업 역시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벤처기업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리다 보니 비수도권, 그중에서도 대구경북의 기업 비중이 급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전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구경북 벤처기업 육상과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면서 "지방 벤처기업 활력 감소와 수도권과의 비중 양극화는 점점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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