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2025년 을사년 위해" 차분히 새해 맞은 대구 시민들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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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1  |  수정 2025-01-02 08:02  |  발행일 2025-01-02 제12면
동구, 달서구 등 축소된 해맞이행사에 시민들 참여

국가애도기간 맞아 '조용한 새해' 보내려 서점 찾아

대구 서문시장 일부 상점은 문 닫고, 차분한 분위기
더 나은 2025년 을사년 위해 차분히 새해 맞은 대구 시민들
1일 오전 대구 동구 해맞이 공원에서 시민들이 새해 첫 일출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고 있다.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더 나은 2025년 을사년 위해 차분히 새해 맞은 대구 시민들
1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동구 해맞이 공원에서 시민들이 새해 첫해를 구경하고 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더 나은 2025년 을사년 위해 차분히 새해 맞은 대구 시민들
1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성서체육원에서 이곡2동 새마을부녀회 자원봉사자들이 떡국을 준비하고 있다. 조윤화 수습기자 truexwa@yeongnam.com
더 나은 2025년 을사년 위해 차분히 새해 맞은 대구 시민들
1일 오전 10시쯤 대구 중구의 한 서점은 새해를 맞아 찾아 온 손님들로 붐볐다. 구경모 수습기자 kk0906@yeongnam.com
더 나은 2025년 을사년 위해 차분히 새해 맞은 대구 시민들
1일 오전 10시쯤 서문시장에 사람들이 오가고있다. 장태훈 수습기자 hun2@yeongnam.com

2025년 1월 1일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인 만큼 대구 곳곳은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 '조용한 새해'를 맞이했다. 대구 시민들은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올해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더 나은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2025년은 더 좋은 한 해 되기를"
 1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동구 해맞이공원. 이곳에서 예정된 해맞이 행사는 취소됐지만,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해가 산봉우리 위로 떠오르자 분주함은 사라지고 적막이 흘렀다. 국가 애도 기간임을 의식한 듯 환호성조차 들리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영상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담았다. 눈을 감고 조용히 소원을 비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해가 중턱까지 떠오른 후에야 시민들은 서로 덕담을 나눴다. 봉사단체에서 마련한 차와 떡국을 먹고 마시며 추위를 녹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곳곳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인사 소리가 들렸다.

 

 신상철(60·동구)씨는 "매년 이곳에서 새해를 바라봤지만, 올해는 유독 마음가짐이 다르다.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2024년은 많은 일이 있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달서구 성서체육공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앞서 예정됐던 해맞이 행사는 취소됐다. 조촐한 떡국 나눔 행사만 진행됐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 각각의 소원을 빌었다. 

 

 사공용(42·달서구)씨는 "올해 행사는 취소됐지만, 작년에 태어난 아들과 처음으로 새해를 보기 위해 왔다. 올 한해 가족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수빈(30·달서구)씨도 "작년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아 다사다난했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어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새해맞이 서점가 '활기', 전통시장은 '조용'

 

 같은 날 오전 10시쯤 중구의 한 서점은 새해를 맞아 온 손님들로 가득했다. 국가 애도 기간 중 조용하고 경건한 신년을 맞이할 장소로 많은 시민이 서점을 택했다.

 

 정문길(62·수성구)씨는 "새해를 맞아 온천이나 갈까 했는데, 국가 애도 기간에 여행은 아닌 것 같았다. 해가 바뀐 만큼 새마음, 새 뜻으로 일기를 쓰고 싶어 서점에 들렀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온 이세희(여·39·달서구)씨는 "평소 신정에는 가족과 근교나 바다에 가곤 했다. 최근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도 있고 해서 올해는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예림(16·남구)양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과 함께 서점에 들렀다. 김양은 "원래 구미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포항 호미곶에 가려고 했다. 애도 기간이라서 대구에서 함께 새해를 보내기로 했다. 평소 책을 좋아해 서점에 가자고 부모님께 졸랐다"고 했다.

 

 같은 시각 대구 중구 서문시장도 새해를 맞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예년만큼의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굳게 문을 닫은 점포들도 눈에 띄었다.

 

 상인 김모(42)씨는 "작년에 장사가 너무 안됐다. 2023년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계속 경기가 위축되는 게 느껴지고 있다"며 "새해 첫날 새로운 다짐을 하며 가게 문을 열었다. 올해는 경기가 회복돼 조금이라도 상인들의 여건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안영찬(55·중구)씨는 ""2024년은 유독 안 좋은 일이 많았던 한 해였다. 특히 연말에 혼란스러운 일들이 몰렸다. 빠른 정상화로 시민들이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확실히 국가 비상시국이라 서문시장도 조용한 것 같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모두 짐을 덜었으면 하고, 시민들의 살림살이도 나아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조윤화·구경모·장태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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