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광복회가 후원약정 받는 이유는?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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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2  |  수정 2025-01-02 18:56  |  발행일 2025-01-03 제2면
정부 올해 학술원 운영비 6억원 전액 삭감
광복회, 시민 후원 통해 학술원 운영 전개
[Why]광복회가 후원약정 받는 이유는?
광복회가 배포한 후원 약정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회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후원 약정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독립선열들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할 후원 활동의 일환이다. 후원약정을 하는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정부가 독립운동사 연구단체 '광복회 학술원'의 2025년도 운영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영향이 크다. 결국 국가보훈부 산하 독립 분야의 유일 공법단체인 광복회가 안정적인 학술 진흥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범국민적 도움을 호소하게된 것.

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복회는 지난해 말부터 광복회 학술원 운영을 위한 '후원 약정서'를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후원 약정을 받고 있다. 광복회원들에게 우선 배포됐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달됐다.

광복회 학술원은 독립운동의 역사 및 정신에 대한 체계적 정립과 미래 세대 양성을 위해 지난해 6월 출범했다. 초대 학술원장은 유민 광복회 대외협력국장이 임명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국가보훈부가 광복회 학술원 운영에 필요한 예산 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일각에선 이번 예산 삭감을 두고 지난해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광복회장을 비롯한 회원 전원 불참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광복회는 "사전 협의 없이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올해 광복회에 배정된 총 예산은 26억원. 지난해 예산(32억원)에서 광복회 학술원 운영 예산만 감액된 셈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올해 광복회 학술원을 통해 추진하려 했던 독립운동사 편찬과 독립운동 조형물 사업 등이 수포로 돌아간 모양새다.

광복회가 배포한 '제2의 독립운동'이라는 소제목이 달린 약정서에는 '정부가 삭감한 광복회 2025년 예산, 전 국민의 1만원 군자금으로 제2의 독립운동에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풍찬노숙(風餐露宿)! 두렵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약정서 일부엔 봉오동 전투때 피로 얼룩진 태극기 사진과 함께 '피로 쓴 역사, 혀로 덮을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도 명시됐다. 아울러 백산 안희제와 경주 최부자 최준이 1919년 설립한 백산상회가 1927년까지 이익금의 대부분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낸 이야기도 담겼다.

광복회 한 관계자는 "광복회 학술원 운영비가 전액 삭감됐지만, 학술원 운영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는 데 꼭 필요하다"며 "현재 학술원 후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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