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로 했다. 현직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오후 2시 구속 전 심문에 출석한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결정은 변호인단이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과 접견 후 공지됐다.
윤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법정에 직접 출석해 당당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변호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출석하시기로 결심했다"면서 "특히 대통령의 명을 받아 계엄 업무를 수행하거나 질서유지 업무를 수행한 장관, 사령관 등 장군들, 경찰청장 등이 구속된 것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신다. 법정과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설명해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석하시기로 했다"고 했다.
애초 윤 대통령이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공수처의 전속 관할권은 서울중앙지법에 있다며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청구한 체포·구속영장은 불법·무효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변호인들을 접견하고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출석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구속영장의 경우 체포영장보다 혐의사실이 더 구체적으로 소명돼야 발부되는 만큼 그간 주장해온 계엄 선포의 정당성 등을 피력해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한 영장전담판사가 아니라 윤 대통령 사건을 처음 맡는 당직 판사가 담당하는 점, 법조계에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여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점도 출석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장실질심사까지 불출석할 경우 방어권을 일부 포기하는 것처럼 비쳐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현직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전례는 없다.
전직 대통령 중에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고,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당시에는 제도가 없었다. 구속 전 법관 대면권을 보장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 제도는 1997년 도입됐다.
윤 대통령은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만,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이동해 바로 법정 안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