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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직원이 대형덤프트럭에 요소수를 주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25.5t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A씨는 최근 차량에 요소수 관련 경고등이 뜨자 정비공장을 찾았다. 출력 저하로 기동력에 문제가 생긴 것. 수리비만 100여만원이었다. 지난해에도 같은 현상으로 수리한 전력이 있어 불량 요소수로 인한 문제점을 의심했다.
장거리 화물차를 모는 B씨는 지난해 요소수 문제로 혼쭐이 났다. 차량 소음기까지 교체했다. 1천만원이 넘는 수리비가 들어갔다. 그런데 올해도 요소수로 인한 차량 문제가 발생하자, 요소수 품질 관리에 의문을 품었다.
최근 무허가로 제조된 '불량 요소수'가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정품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불량 요소수'들이 소비 시장에 버젓이 풀리고 있는 것.
대구환경청에 따르면 2021년 이전엔 대구경북지역 요소수 제조업체는 4개소에 불과했다. 하지만 요소수 대란 이후 2022년엔 제조업체 17개소, 수입판매업체 39개소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는 제조업체 7개소, 수입판매업체 8개소가 운영 중이다.
문제는 최근 국제 표준규격(ISO 22241)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요소수가 대거 유통되고 있는 점이다. 일부 제조업체들이 제조 허가는 물론 인증 절차를 무시한 채 값싼 공정으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요소수 품귀 대란 시기에 맞춰 제작된 출처 불명의 값싼 요소수들로 추정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정품과 구분이 힘들어 불량 요소수 구매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과 소규모 유통망을 통해 불량 요소수가 저가에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 자동차 정비 관련 사이트에는 불법으로 제작한 요소수 구매 후기가 올라오기 일쑤다. 불량 요소수를 사용한 여파로 보이는 차량 SCR(선택적 촉매 환원 장치) 고장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불량 요소수는 차량 성능과 환경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 배출가스 저감 효과도 크게 떨어뜨려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보코리아 대구사업소 나두표 소장은 "품질이 낮은 요소수를 사용하면 과도한 수리비 발생은 물론 차량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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