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3·1절…대구 독립운동 성지순례 어때요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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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8  |  수정 2025-02-28 07:40  |  발행일 2025-02-28 제3면
조양회관·파리장서비·태극단기념탑…항일 의거 발자취 고스란히
내일은 3·1절…대구 독립운동 성지순례 어때요
대구 동구 효목동 조양회관.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대구는 일제탄압에 맞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한 '항일운동의 성지'다. 우리 역사의 분수령이자 혁명이었던 3·1운동이 영남지역 최초로 대구에서 일어났다. 3·1절을 맞아 그 정신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항일유적지 몇곳을 둘러봤다.

◆아침 해가 비치는 곳

27일 오후 2시 방문한 대구 동구 효목동 일대. 저 멀리서부터 '항일독립운동기념탑'과 '대형 태극기'의 웅장함이 느껴졌다. 기념탑과 태극기의 높이는 무려 45m. 광복해인 1945년을 의미한다. 기념탑은 향토 출신 선열들의 행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건립됐다. 기념탑 앞 넓은 광장엔 3·1운동을 포함한 6가지 독립운동을 생생히 묘사한 조형물이 있다. 뒤편에는 대구경북을 빛낸 독립운동가 1천876명의 이름도 적혀 있다. 항일독립운동기념탑 관계자는 "이곳에선 헌화를 하며 독립운동가들을 기릴 수 있다. 최근 유치원과 중·고교생들이 단체로 찾아 헌화하면서 뜻깊은 시간을 자주 갖는다"고 했다.

'아침 해가 비치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조양회관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희망을 상징하던 건물이다. 애국인사들이 뜻을 모아 1922년 달성공원 앞에 세웠던 건물을 1984년 효목동으로 이전했다. 이곳은 2002년 2월 28일 국가등록문화재 제4호로 지정됐다.

◆죽음 각오했던 학생들 흔적

"아침에 빛나는 이 푸른 언덕에서 맥맥히 자라온 겨레의 얼이여, 반만년 깊은 뿌리 비바람에 꺾일소냐. 일찍이 서라벌에 꽃피어 화랑이었고 여기 새로운 횃불되어 타오르니 그 이름 태극단이다."

같은 날 찾아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태극단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 적힌 글귀다. 항일운동을 벌인 '태극단'을 기념하기 위해 1975년 4월11일 세워졌다. 대구상업학교 학생들은 일제 만행이 극에 달했던 1942년 일제에 맞서 싸우다 유명을 달리했다.

'태극단 학생독립운동'은 학생들이 주도한 운동이다. 기념탑에는 4명의 순국선열과 태극단으로 활동한 26명의 상흔이 남아 있다. 이종호(48·달서구)씨는 "학생들이 3·1운동 때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건 정말 대단한 것 같다.이런 역사를 다음 세대에 잘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립 의지 세계에 알렸던 유림

달서구 상인동 월곡역사공원에는 파리장서운동을 기념하는 '한국유림독립운동 파리장서비'가 있다. 1997년 높이 6.6m로 건립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비석에 생긴 문장들은 선명했다.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3·1운동 이후 전국 유림들이 일제의 한국침략 피해를 기록한 '독립청원서'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만국평화회의에 전달한 사건이다. 당시 일제의 방해와 외교적 이해관계 탓에 독립청원이 회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진 못했다. 하지만 3·1운동과 더불어 한국의 독립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회의에 제출된 '독립청원서'는 총 2천674자의 장문이었다. 당시 서명한 전국의 유림대표 137명 중 무려 62명이 대구경북 출신이다.

박영민기자·장태훈·구경모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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