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담장 위에 선 나라'…미국은 親中(친중)한국을 우려한다

  • 논설실
  • |
  • 입력 2025-03-05  |  수정 2025-03-05 07:07  |  발행일 2025-03-05 제27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파국적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에 여러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한·미 동맹의 전면적 재검토 시나리오에서부터 관세를 무기로 한 무역갈등, 방위비 분담 문제까지 첩첩산중이다. 한·미는 동북아시아에서 확고한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돌출 행동과 극단적 자국 중심주의는 그 견고함에 언제든지 균열을 낼 수 있다. 유럽의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가 미국의 강력한 후원 속에 존재감을 보였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이제 독자적 유럽 방위론은 현실이 되고 있다. 전통적 미국 시각에서 본다면 한국이 유럽보다 결코 더 중요한 지역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트럼프는 중국 봉쇄를 외교정책의 제1목표로 삼고 있다. 트럼프 외교정책은 중국 견제에 동참할 중요 국가로 일본·호주·인도를 지목한다. 한국은 '담장 위에 선 나라'로 표현했다. 한국 내 친중(親中) 정서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행여 중국에 경도될까 주시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안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를 도외시 한 편중 외교'를 적시한 대목은 그래서 찜찜한 구석이다.

트럼프는 자국 실리를 겨냥한 주고받는 딜(Deal)을 선호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희토류 광물을 표적으로 삼았다. 트럼프가 한국의 조선 건조 능력, 반도체 생산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돈을 버는 기계, 안보 무임승차국'으로 한국을 재단한다. 탄핵 정국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국에 내밀 청구서의 시한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도 줄 것이 무엇이고 받아낼 것은 무엇인지 사전 정리가 필요하다. 트럼프의 미국은 더 이상 한국의 응석을 용인하던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