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북구 동천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칠곡점'.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자금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결정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전 예방 조치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최근 신용평가에서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31일 기준 부채비율은 462%,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4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부채비율이 1천506% 개선되고, 매출이 2.8% 증가한 수치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도 홈플러스의 영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사업이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홈플러스 측은 협력업체와의 거래도 더욱 원활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지금까지 채무불이행이 없었고,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회생절차 개시 명령이 빠르게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 지급된다.
홈플러스의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월 31일 직전 12개월 기준 2천374억원으로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채권 유예로 인한 금융 부담 감소가 현금 수지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홈플러스는 4조7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리스 부채를 제외한 실제 금융부채는 약 2조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도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 규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증가, 대형 이커머스 업체 성장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임직원,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협력해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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