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 결론이 나오니 허탈하기 그지 없네요. 세상에 군사시설의 입지를 주민들의 찬·반을 기준으로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이성적인 판단은 어디로 가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한 꼴이 되었습니다."
대구군사시설의 입지가 군위군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주시민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군 시설 유치를 위해 그동안 기울인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후보군 지자체 중에서 가장 열심히 유치 운동을 한 만큼 상실감도 컸다.
상주시민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미 군위군을 후보지로 정해 놓고 있다'는 소문이 난무해도 '군사전략상 상주시가 어느 유치 희망 시·군보다 유리한 데다,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됐으므로 군위군으로 군사시설을 이전한다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데 희망을 걸고 유치운동을 벌여왔다. 이 때문에 새민들은 "어차피 군위군을 내정하고 있었다면 여러 지자체가 유치를 위해 힘쓰고 노력하지 않도록 진작 공표를 했었다"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또 대구시가 정한 주민수용성·사업성·군선호도 등의 채점 기준도 군위군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잣대라고 지적했다. 군사시설의 입지로 어디가 적합한 지 보다는 지자체들이 유치경쟁을 벌이는 양상을 보고 군위군에 유리한 쪽으로 평가 기준으로 세웠다는 것.
김홍배 대구군부대유치상주범시민추진위원장은 "평가기준을 군사작전 등에 두는 것이 아니고 주민반발 정도로 평가했다는 것은 심의 자체가 비 이성적이고 이미 방향을 정해뒀다는 방증"이라면서도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우리는 또 단결하여 지역의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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