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등록금 인상까지”...지역 대학가 상권 침체 길어지나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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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0  |  수정 2025-03-11 07:14  |  발행일 2025-03-11 제1면

신학기 개강을 맞은 캠퍼스에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대학가 주변 상권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에 대학생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년 만에 오른 등록금이 학생들 주머니 사정을 더욱 압박하면서 가게마다 파리만 날린다고 아우성이다. 일부에서는 대구권 '대학 상권'이 붕괴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린 대학 상권의 위축된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2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9% , 2.0% 상승했다. 특히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는 품목과 기본생필품의 가격 변동폭을 가늠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대구 2.4%, 경북 2.5% 올랐다. 지출 목적별로 살펴보면 대구지역의 '음식 및 숙박'은 2.7%, '교통' 2.4%, '의류 및 신발' 1.9%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자연스레 대구권 대학 상권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원룸 등 임대시장도 냉기가 흐르고 있어 상권 악화를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계명대 집합상가 공실률은 9.5%다. 2022년 4분기 3.4%였던 공실률이 2023년 1분기 이후 8%대를 유지하다가 작년 4분기 10% 진입을 목전에 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경북대 북문 경우 지난해 4분기 16.8%, 계명대는 21%를 기록하는 등 대구 평균 공실률(15.9%)을 넘긴 상태다.

대학 상권의 경기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이 일제히 등록금을 인상한 탓에 대학생들의 소비심리가 움츠러들 수 있어서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4년제 대학 190개교(사립 151개교, 국·공립 39개교) 중 131개 대학(69%)이 등록금을 올렸다. 지역에선 경북대를 제외한 주요 사립대가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영남대가 법정 최대 인상률(5.49%)에 육박하는 5.4%를 인상했고 대구대(5%), 대구가톨릭대(4.9%), 계명대(4.87%) 등이 줄지어 인상했다. 게다가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추가 인상마저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이 학교 주변 음식점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싼 캠퍼스 내 구내식당으로 몰리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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