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 후폭풍] 여권 내 차기 대권 구도엔 어떤 영향 미칠까

  • 서정혁
  • |
  • 입력 2025-03-09  |  수정 2025-03-10 09:06  |  발행일 2025-03-10 제3면
배신자 프레임 한동훈·계엄 반대 오세훈 '하한가'

계엄 정당성 설파 홍준표·"탄핵 기각이 먼저" 김문수 '상종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 헌정회를 찾아 정대철 헌정회장 등 헌정회 관계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 헌정회를 찾아 정대철 헌정회장 등 헌정회 관계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대구 달서구 2.28민주운동기념탑에 참배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대구 달서구 2.28민주운동기념탑에 참배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석 달 가까이 전개된 '탄핵 정국'이 막판 돌발 변수를 만났다. 지난 7일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데 이어 검찰이 8일 윤 대통령을 석방하면서 사실상 조기대선에 이름을 올렸던 여권 내 유력 대권 주자들에 대한 평가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권 잠룡들은 조기대선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 석방으로 차기 대권 구도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가장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일 제2연평해전 관련 연극을 관람하며 당 대표에서 사퇴한 지 76일 만에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며 조기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보와 개헌을 부각하며 복귀한 한 전 대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대권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과 당, 보수진영을 위해 '괴로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한 그지만, 아직까진 '배신자 프레임'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윤 대통령 석방으로 보수결집과 함께 여권의 공세가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 시절 윤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고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뒤에도 탄핵에 찬성 입장을 취한 터라 윤 대통령의 존재감이 부각될수록 한 전 대표를 향한 여권 지지층 내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웃지 못할 상황이다. 오 시장은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경제 재도약을 위한 자신의 구상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거나 자서전 성격의 책을 출간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사실상 대권을 의식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 윤 대통령 석방으로 일부 보수층에게 찍힌 '배신자' 낙인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지난 12·3 계엄 사태 당시 그는 "명분 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의 본령을 거스른 행위였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반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그동안 보수 지지층이 원했던 메시지를 언론 및 SNS 등을 통해 꾸준히 밝힌 까닭에 '수혜주'로 평가된다. 탄핵은 당연히 기각돼야 한다는 쪽으로 목소리를 낸 여권 지지층의 기조에 맞춰 홍 시장과 김 장관은 줄곧 탄핵심판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결함이나 불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헌재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홍 시장은 계엄에 대해 '소동'이라 일축했고, 윤 대통령 석방 이후 "탄핵도 당연히 기각돼야 한다. 기초적인 법 상식도 없는 사람들이 사정기관의 책임자라는 게 참 부끄럽다"고 비판하는 등 초지일관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김 장관도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을 꾸준하게 밝혀왔다. 특히 그는 지난달 28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아 조기대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예측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기 때문에 답변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꼭 복귀하셔서 대한민국을 더 올바르고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해 지지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여전히 직무 정지 상태이지만 관저로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탄핵 반대 민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를 표명해 온 대권 주자의 경우 이런 민심에 편승해 주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고, 대표적으론 홍 시장과 김 장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정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