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의료클러스터 추진에 갑론을박...‘기대, 우려 교차’

  • 노진실,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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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4  |  수정 2025-03-14 20:59  |  발행일 2025-03-14 제2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의료클러스터 추진에 갑론을박...‘기대, 우려 교차’

대구시는 의료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경북대병원을 제2작전사령부 후적지(수성구 만촌동)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중구 삼덕동 경대병원 전경.

대구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대구 의료클러스터 조성사업'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구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의료클러스터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는 의료클러스터 추진 과정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구 의료클러스터란?

대구시는 군부대 이전 후적지에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대구시의 의료 인프라 개선 및 확충 사업의 일환이다. 사업의 큰 줄기는 대구의료원 시설개선을 통한 공공의료기관 기능 강화와 대구 의료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의료 인프라 확충이다.

구체적으로 군부대 후적지 중 제2작전사령부 부지(수성구 만촌동)에 2035년 조성을 목표로 경북대병원과 의과대학, 치과대학, 의학연구소를 포함하는 종합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의료클러스터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대구시는 대표 협의체와 실무 협의체를 꾸렸다. 의료 '클러스터'(Cluster)라는 표현대로 의료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연결돼야 하는 사업이다. 이에 협의체에는 대구시 유관부서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경북대, 경북대병원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13일엔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실무협의체 회의가 열렸다. 향후 의료클러스터 추진 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지역 시민단체, “의료클러스터 추진 우려"

대구시가 군부대 후적지에 의료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는 날을 세우고 있다.

13일 대구참여연대와 대구사회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의료클러스터 조성 등 군부대 후적지 개발 논의가 섣부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의료클러스터보다 '제2대구의료원' 설립 등 공공의료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병원 추가 건립이 아닌, 기존 병원을 이전하는 방식으론 의료 접근성이 전혀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때도 대구시민 건강의 보루는 대구의료원이었다"며 “경대병원 본원과 여러 기관이 함께 설립된다고 해서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할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했다.

의료클러스터 기능이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4조6천억원을 들여 조성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중복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첨복단지도 현재 활성화가 안 된 상황에서 의료클러스터를 별도 조성하면 기능이 분산돼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균형발전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현재 수성구에 많은 자원과 인프라가 몰려있는데, 의료 클러스터까지 조성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이들 단체는 “대구시는 정치적인 추진방향을 중단하고, 5개 군부대 후적지 활용방안에 대한 종합 청사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시민 일각 “원정 진료 고통 끝내야"

반면, 대구 의료클러스터 추진이 장기적으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 인근 비수도권 지역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료서비스 접근에 대한 불평등을 최소화해 시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든다." 이는 대구시가 밝힌 의료클러스터 추진의 한 이유다. 시는 경대병원 신축 이전 요인이 발생했고, 대구 군부대 이전을 통해 후적지도 마련되는 지금이 바로 의료클러스터를 추진할 적기라고 여긴다. 지역 의료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려면 국비 사업으로 의료클러스터를 추진할 때라는 것.

지난 1월 첫 의료클러스터 협의체 회의에서 대구시 측은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격차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여러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마침 경대병원 이전이 검토되는 시기에 병원과 대학, 연구기관이 모여 클러스터를 조성,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대구시 관계자는 “중증·희귀질환자들이 지역 내에서 완결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 마련이 염원"이라며 “환자는 물론 의료인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줄이고, 시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의료클러스터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시민 일각에선 의료클러스터에 대해 관심과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가족이 중증질환으로 투병 중인 이모(48·달서구)씨는 “중증질환자들이 지역에선 선택지가 적거나 치료방법이 없어 서울 대형 병원으로 가야 하는 일이 우리 세대에서 끝났으면 한다. '의료클러스터'이든, 어떤 것이든 지역 의료 인프라 강화를 위한 노력들이 절실하다"며 “다만, 이런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꼼꼼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여러 변수에 휘둘려 추진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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