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없는 벚꽃축제’될라…야속한 꽃샘추위에 한숨만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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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9  |  발행일 2025-03-20 제2면
19일 아직도 벚꽃 ‘발아’ 관측 안돼 예년보다 늦어
2월 늦겨울 추위, 3월 중순 꽃샘추위에 늦춰져
전문가 “8~9일 사이 개화할 가능성도 있어”
“3월 말에는 개화 초기…만개는 4월초 예상”
‘벚꽃 없는 벚꽃축제’될라…야속한 꽃샘추위에 한숨만

작년 열린 제11회 달창지길 벚꽃축제에서 대구 달성군 달창지길의 벚꽃나무가 대부분 개화하지 않아 나들이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남일보DB

올해 대구지역 기초지자체들이 주최하는 벚꽃축제가 '꽃 없는 축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지역에 눈과 비를 동반한 꽃샘추위가 이어지면서 꽃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지체돼서다. 벚꽃없는 벚꽃축제가 될 공산이 커졌다.

19일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확인한 결과, 이날 기준 대구지역 벚꽃은 아직 '발아'하지 않았다. 대구지역 평년 평균 발아 관측 시기는 3월 16일이다. 작년엔 3월 16일, 2년 전에는 3월 10일 발아됐다.

기상청은 식물의 계절 관측 시기를 발아·개화·만발 등 3개 시기로 나눠 관측한다. 발아는 관측 표준목의 싹 20% 정도에서 꽃잎이 보일 때를 뜻한다. 개화는 관측목의 한 가지에 꽃이 세 송이 이상 핀 때다. 통상 벚꽃 개화는 발아 후 짧게는 4일, 길게는 보름 남짓 걸린다.

꽃망울이 늦게 터진 건 지난달 늦겨울 추위와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 꽃샘추위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경북지역 2월 평균기온은 -0.2℃로 최근 10년 중 2018년과 함께 가장 낮았다. 또 이날 지역 아침 기온이 -11.6~-0.1℃에 머무르며 평년 평균(-2.4~5.0℃)보다 최대 15℃ 이상 차이가 났다.

이에 벚꽃축제를 준비 중이던 대구 지자체들은 노심초사다. 오는 28일부터 동구 동촌유원지에선 '두두벚동(두근두근 벚꽃 동구) 축제'가, 북구 고성동 벚꽃테마거리에선 '벚꽃 한마음 축제' 등이 개최된다.

동구청 관계자는 “매년 벚꽃이 피는 평균 시기를 고려해 날짜를 선정했다. 일정에 맞춰 꽃이 만개하면 좋겠지만, 날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프로그램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북구청도 “날씨가 계속 추워서 걱정이 많다. 축제는 일정이 정해져 변경이 어렵다"며 “그래도 20일부터는 날씨가 풀린다고 해 꽃이 피기만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일선 지자체들은 2023년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부터, 벚꽃축제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3월 23~24일 달성군 옥포읍에서 열린 벚꽃축제에서도 벚꽃이 피지 않은 채 행사가 진행된 바 있다. 반면 2023년엔 벚꽃이 빨리 피면서 4월 초순 팔공산 벚꽃축제가 꽃이 다 떨어진 후 열렸다.

이도형 영남대 교수(산림자원학과)는 “기후변화로 꽃피는 시기가 들쭉날쭉해진데다 지역 특성마다 시기가 달라 예측이 더 어렵다"며 “8~9일 정도 기간이면 기온에 따라 곳곳에 꽃이 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만개까진 기대하기 어렵고 개화 초기 단계일 것으로 본다. 현재 기상예보를 봤을 때 본격적 개화 시기는 4월 초순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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