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저축은행 역할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건전성이 대폭 악화한 저축은행 시장의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인수·합병(M&A) 기준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중앙회, 9개 저축은행 대표 등과 만나 '저축은행 역할 제고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위는 신속한 시장 자율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M&A 허용 대상 저축은행 범위를 확대했다.
부실 저축은행 기준을 현재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최근 2년 이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기준도 '9% 이하'에서 '11%이하'로 바꾼다.
대구경북에선 구미에 본점을 둔 라온저축은행(지난해 3분기 기준 BIS 비율 10.91%)이 자산건전성 등급 4등급을 받아 지난해 12월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바 있다. 라온저축은행은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회사의 저축은행 M&A 유인 제고 차원에서 금융지주회사법상 저축은행 인수시 대주주 심사가 면제되는 점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법상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기존 부실 PF 정리를 위해선 약 1조원 이상의 부실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운용하기로 했다.
올해 1분기 중 5천억원, 2분기에 5천억원을 조성하고 하반기에 추가 조성 규모를 따져보기로 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입 한도는 유동성 지원 여력 강화를 위해 기존 3조원에서 5조원으로 높인다.
저축은행업계의 상시적·효과적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저축은행 업권 전문 NPL 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이날 간담회에선 중저신용자 금융공급 확대를 비롯해 지역·서민금융공급 확대 방안도 마련했다.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중저신용자에 자금을 공급하는 사잇돌대출의 공급 대상을 '신용하위 30%'에서 '신용하위 50%'로 확대한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은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산정시 가중치 150%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위해선 일정 비율(10%)을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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