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고온 현상으로 이례적인 더위를 겪고 있는 경북 구미. 도심 온도계는 28.5℃를 가리키고, 시민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공원과 산림은 초여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건조한 대기와 함께 산불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영남일보 AI 제작>
봄 기운이 완연한 3월인데도 경북 구미에 무더위가 엄습해 이상기온 여파가 자욱하다. 기상관측 기준으로 최근 3월 기온이 최고기온이 50년만에 가장 높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구미의 낮 기온은 무려 28.5도까지 치솟았다. 1973년 기상관측 이래 3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23일부터 사흘 연속 구미는 3월 최고기온 상위 5위권을 모두 갈아치우며 '기후 이상신호'양상이 뚜렷했다.
이번 기록은 단순한 고온 현상을 넘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실감케 하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62%인 61곳에서도 3월 최고기온 상위 5위 안에 드는 기록이 새로 작성됐다.
의성(28.0도), 산청(27.9도), 포항(27.1도) 등 인근 남부 지역도 이례적인 고온을 보였다.
기온만 오른 것이 아니다.
구미에서는 순간풍속이 20.4m/s를 기록해 3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강한 바람을 동반했다.
강풍에 건조한 날씨가 겹치며 산불 위험 역시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고온·강풍 현상의 원인으로 '남고북저(南高北低)' 기압계를 꼽는다.
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잡은 고기압과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간 저기압 사이 간격이 좁아지며 기압경도력이 강해지고, 이로 인해 따뜻한 서풍이 몰아쳤다는 것.
예년보다 6~10도 이상 높은 이번 기온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가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