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 불구, 26% 상호관세 ‘폭탄’…글로벌 통상전쟁 전면전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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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3  |  수정 2025-04-04 07:36  |  발행일 2025-04-04 제1면
트럼프, “모든 국가에 ‘10%+α’ 관세…中 34%·EU 20%·日24%

발표 패널엔 25%, 행정명령엔 26%?…美 “행정명령 따라야” 韓 “문제제기”

상호관세 FTA 체결국 중 최고…사실상 한미 FTA 백지화

대미 수출 1위 품목 ‘자동차’ 25% 관세 3일 시행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각) 한국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관세율이 26%로 명시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1%포인트 차이에 대해 “조정된 수치다.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표 때 제시한 '한국 25%'라고 적힌 패널 속 수치와 행정명령 부속서가 다른 것에 대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주미 한국대사관 측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자료와 부속서상 수치가 다른 것을 확인했으며, (미측에) 문제 제기를 한 상태"라고 했다. 만약 백악관의 26% 관세율 적용 설명이 맞다면 이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중인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20개국과 포괄적 FTA를 체결한 상태다. FTA 체결국 가운데 호주·칠레 등 11개국은 기본관세율인 10%의 세율을 적용받았고, 이스라엘(17%)·니카라과(18%)·요르단(20%) 등은 기본관세율보다 높지만 한국보다는 낮았다.

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으면서 한국은 수출과 더불어 경제 전반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은 FTA에 따라 미국산 상품 대부분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높은 세율을 적용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한국이 각종 비관세 무역장벽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자동차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도 미국 동부시각으로 3일 0시1분 정식 발효됐다. 이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포고문에 명시된 대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미국으로 수출되면 25% 관세가 붙는다. 이번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후 부과한 품목별 관세 가운데 하나다. 다만 상호관세가 자동차 및 부품 관세율(25%)에 가중되지는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자동차가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한국에 메가톤급 타격이 예상된다. 작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4천400만 달러(약 51조원)에 달하며, 이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수출 규모(707억8천900만 달러)의 거의 절반(49.1%)을 차지한다. 엔진·변속기·파워트레인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5월3일 혹은 그 이전에 발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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