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대표적 공약의 하나가 AI(인공지능) 분야다. 100조원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예산조달과 엄청난 전기 소요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선거과정의 공방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기술산업의 패권 경쟁을 감안하면 놓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 대통령은 취임후 국내 대표적 AI전문가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했다. AI 분야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국가가 자국에서의 지배권을 갖는 'AI 주권(主權·sovereign)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독자적 모델과 데이터가 없다면 다른 나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주창되고 있다. SK그룹이 아마존과 공동으로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키로 하고, 대구와 구미, 광주가 정부가 추진하는 컴퓨팅센터 유치에 나선 배경이다.
지난 14일부터 대구(영남일보사 대강당)를 비롯 세계 각 도시에서 동시 개막해 무박 3일간 펼쳐진 '허깅 페이스 르로봇 해커톤 대회(Hugging Face LeRobot Hackathon)'는 AI 시대의 치열함을 엿보게 했다. 45개국에서 2천여명의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로봇의 실제 작동 구현을 놓고 주어진 시간내에서 대결을 펼쳤다. AI와 로봇은 미래 산업과 인간생활상을 변화시킬 게임체인저이다. 국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대구시를 비롯한 각 도시들은 대학 및 벤처기업과 연계해 젊은 개발자와 기획자를 육성하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기에 확보토록 힘을 보태야 한다. 컴퓨팅 센터 같은 핵심 인프라 유치는 그 중심축이다. 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도시는 물론 국가의 미래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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