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릉공항, 시계비행·짧은 활주로는 안전보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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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9  |  수정 2025-06-19 08:35  |  발행일 2025-06-19 제23면

2028년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이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 당초 시계비행 공항으로 계획됐던 울릉공항은 안전성과 결항률을 고려해 계기비행공항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다시 시계비행공항으로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 운항 항공기도 50인승에서 80인승으로 바뀌었다. 활주로 길이 등 항공기 이착륙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정부는 착륙대만 확장하고 시계비행을 보완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 하고 있다. 국가 도서지역 교통복지 확충이라는 당초 계획과 달리 폭우가 오는 날이면 응급환자 이송은 물론 울릉주민은 여전히 육지를 오가지 못할 수 있다.


울릉공항은 육지에 잦은 강수와 태풍 등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상황에다 갈매기 등 조류활동이 활발하다. 다양한 위험이 상존하는 특수상황이지만 정부는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시계비행공항을 고집한다. 극단적인 표현으로 첨단 장치보다 조종사의 시각에 의존하겠다는 것과 같다. 50인승과 80인승은 크기와 중량이 달라 활주로 길이도 달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젖은 활주로 상태나 활주로 표면 마찰계수가 낮은 때는 착륙거리가 15% 정도 더 늘어날 수 있다. 비오는 날에 자동차 제동거리가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남해안 섬들을 다리로 연결하는 연도연륙교 사업이 수 십조원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누구나 쉽게 갈 수 있게 되면서 국토가치 상승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울릉공항은 독도를 지키는 전초기지로 외국인들도 쉽게 독도를 방문하게 되면 일본의 주장은 헛된 외침으로 만들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의미와 가치다. 시계비행과 짧은 활주로 길이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반쪽짜리 공항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안전한 울릉공항 건설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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