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국가사적인 달성토성과 경상감영 복원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시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총사업비 1천300억 원을 들여 달성토성과 경상감영 복원을 통해 원도심을 역사문화중심지로 재편하는 '국가사적 달성·경상감영 종합 정비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잊혀가는 지역 역사의 현장을 되살린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달성토성은 261년에 축조된 삼국시대 토성으로 고대성곽의 구조를 잘 보여주는 유산이지만 공원·동물원으로 활용되면서 역사성과 공간 정체성이 훼손됐다. 경상감영은 조선시대 경상도의 정치·행정·문화 중심지였던 대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유산이다. 두 곳의 복원은 단순한 건축물 복원이 아니라 대구시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재건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달성토성은 올해부터 정밀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동물원 이전, 성채와 내부 복원, 달성역사관 조성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경상감영은 일부 관아시설을 복원하고 현재 달성공원에 있는 감영 정문인 관풍루를 원위치로 이전하는 등 복원·정비를 추진한다.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 달성∼경상감영∼근대골목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클러스터가 형성돼 대구 원도심이 고대에서 근현대까지의 시간을 아우르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의 중심이었던 대구의 역사를 재조명해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소중한 관광자원으로서 침체한 원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대구의 역사를 제대로 전하는 현장으로 복원하는 게 최대 과제다. 역사적 가치와 대구의 정체성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역사 콘텐츠 확충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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