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위 실장은 8일까지 워싱턴DC에 머물며 미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통상·안보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중동 정세 변수 등으로 미뤄진 한미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양자회담을 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을 이유로 조기 귀국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조율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측됐던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한 일정도 갑자기 취소됐다. 루비오 장관은 오는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8일쯤 방한을 검토해왔다. 정상회담 일정은 물론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8일)를 앞둔 관세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됐다. 대통령실은 방한 취소가 미국측 사정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한미 관계가 뭔가 삐걱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달 중 미국 등 주요 국가에 특사 파견을 추진 중이다. 특사를 통해 국정 철학을 설명하고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등 정상 외교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한미는 현재 관세 협상은 물론 미국의 전 세계 미군 재배치 움직임과 관련한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굵직한 현안이 있다. 이상기류가 흐르는 한미 관계 회복을 위해 정부는 절박함을 갖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위 실장의 방미와 미국 특사가 흔들리는 한미 동맹 강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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