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서아트센터가 자체제작한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의 지난해 공연 모습. <달서아트센터 제공>
2만 년 전 선사시대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가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다시 막을 올린다. 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가 야심차게 자체제작한 이 작품은 여름방학을 맞아 오는 25~26일 이틀간 관객들을 맞이한다. 지난해 초연 당시 전 회차 매진이라는 뜨거운 성원 속에 출발했으며, 올해는 더욱 정교해진 서사와 확장된 무대 연출로 돌아온다.
'뚜들뚜들 선사시대'는 달서구 대표 문화관광자원인 '선사유적'을 바탕으로 2만 년 전 선사시대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넌버벌(비언어) 퍼포먼스다. 작품은 맞벌이 부모의 잦은 다툼을 지켜보며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일곱 살 소년 '도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부모의 걱정을 없애면 모든 게 나아질 것이라 여긴 도윤은 어느 날 선사유적지를 찾아가 걱정을 버리려다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선사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낯설고도 신비로운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통해 다양한 인물들과 마주하며 가족의 따뜻함과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서서히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달서아트센터가 자체제작한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의 지난해 공연 모습. <달서아트센터 제공>
2025 시즌은 관객 피드백을 반영해 인물 간 감정선과 이야기 구성을 더욱 탄탄하게 다듬었고, 가족 간 이해와 화해라는 주제를 보다 섬세하게 녹여내 모든 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깊이있는 가족극으로 거듭났다.
비언어극인 이 작품은 대사 없이 오직 움직임과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현대와 선사시대의 이중 구조 속에서 현대무용과 한국무용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영상 매핑, 조명, 세트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입체적인 무대 미학을 완성한다.
공연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무대를 지향한다. 입장 시 제공되는 타악기를 손에 쥔 관람객은 배우의 신호에 맞춰 리듬을 연주하며 극의 일원이 된다. 공연 전 로비에서는 자신이 품고 있는 '걱정거리'를 적어 선사시대로 날려보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달서아트센터가 자체제작한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의 지난해 공연 때 객석 모습. <달서아트센터 제공>

달서아트센터가 자체제작한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의 지난해 공연 때 로비 모습. <달서아트센터 제공>
특히 '뚜들뚜들 선사시대'는 기획부터 제작, 실연까지 전 과정을 지역 예술인 중심으로 완성한 순수 창작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출과 극작은 제39회 대구연극제 대상 수상자인 극단 헛짓의 김현규가 맡았으며 음악감독 진주백, 안무감독 최재호, 무대디자인 백혜린, 영상디자인 안재연, 조명디자인 이세기 등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지역 기반 창작자들이 참여했다. 무대에 오르는 배우와 무용수 역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들로 구성돼 지역 예술 인재들의 역량이 유기적으로 발휘됐다.
달서아트센터는 이번 공연을 통해 공공 제작 공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 공연예술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창작 기반 조성을 위한 플랫폼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지역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창의적으로 무대화한 작품으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족형 콘텐츠이자 달서아트센터만의 독창적인 문화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석 1만원, 달서구민은 5천원. 5세 이상 관람가. 공연시간은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2·5시. (053)584-8719, 8720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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