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 산경청사 전경. <대구시 제공>
민선 9기 출범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임기 만료에 따른 대구시 산하기관장 후임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직무대행체제인 대구시가 새 시장 취임 전에 통상 3년 임기의 기관장을 신규 임용하기에는 지방선거가 1년이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고, 공석으로 두자니 경영 공백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지방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장은 대구시장과 시정 운영의 철학을 공유하는 관계라는 점도 임기 만료 기관장 후임 결정에 고민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내년 지방선거 전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산하 기관에 대해 신규 임용 대신 연임이나 직무대행으로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9월1일로 이사장 임기가 종료되는 대구신용보증재단은 박진우 이사장 연임이 결정됐다. 다만 대구신보재단 이사장은 임기일치 조례에 따라 대구시장과 임기를 같이하는 기관으로, 연임은 새로운 대구시장 취임 전인 내년 6월30일까지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박 이사장 연임 결정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출연금 확보와 기관장 평가에서 동반 1위를 기록하는 등 업무수행 능력이 탁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승인 절차를 남겼두고 있지만, 박 이사장 연임은 이사회 의결로 사실상 결정됐다"며 "경영평가 중요 지표인 출연금만 봐도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확보하는 등 각종 지표와 평가에서 (연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신보는 박 이사장 취임 후 금융기관 출연금이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는 495억7천40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도 6월 현재 이미 424억4천만원을 넘어 출연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월30일 사장 임기가 만료되는 대구도시개발공사의 경우 민선 9기 출범까지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내년 지방선거 전 임기가 끝나는 대구도시개발공사를 비롯해 대구교통공사 등에 대해 사장(단체장) 직무대행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 단체장이 임기 만료 후 직무대행으로 전환하면, 민선 9기 출범까지 기관장 공백 없이 경영 연속성을 갖게 된다. 직무대행 임기 역시 내년 6월30일까지다. 또 다른 대구시 관계자는 "공기업 사장은 임기일치 조례에 해당되지 않지만, 새로운 대구시장과 단체장은 시정 철학을 같이해야 하는 만큼 신규 임용을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고 부담스럽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 사장 신규 임용 공모를 진행한 엑스코는 전임 표철수 사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이 된 데다 1년의 임기를 보장할 수 있어 내년 6월30일까지로 한정해 신임 사장을 선출한 바 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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