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어제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진보성향 4개 야당 대표를 예방했다. 취임 인사차였다. 그런데 일정에 제1야당만 쏙 빠졌다. 정 대표가 국민의힘 지도부를 예방하지 않은 것은 경선 내내 강조해 온 "내란세력과 타협·협치·거래는 없다"는 입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당시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오랫동안 거부해온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협량했던 행태가 오버랩된다. 대통령 취임 720일 만에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당시 '소통 협치의 시작' 이라 호들갑 떨었던 건 민주당이었다. 처지가 바뀌었다고 입장이 바뀐 건가.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른 '여측이심(如廁二心)의 정치'가 설마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는 아닐 터이다.
대표 취임 후 첫 예방인 만큼 정 대표는 각 당에 민주당과의 협력과 공조를 요청했다. 소통과 협치의 정치 문화 조성은 집권 여당에 더 필요하다. 제1야당과의 협치 없이 어떻게 민생을 살릴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그 소통의 문을 스스로 닫았다. 정 대표는 "내란에 대한 사과·반성이 먼저다. 그러지 않고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 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확정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만나지 않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 "수사는 수사고 한 번 만납시다"라고 한 게 누구였던가.
정 대표는 어제 한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 정당 해산) 못할 것 없다"라는 말도 했다. 실제 그는 국회 의결로 정당해산 안건을 국무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고 있다. 국민의힘의 반성과 쇄신은 지당한 일이긴 하지만, 그 당의 운명은 국민의 심판에 맡기는 게 순리다. 거대 여당 대표의 독주와 독선이 우려스럽다. 이건 국민의 뜻이 아니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말로하자] 기초의원에게 기초의원이 꼭 필요한지 물어봤습니다.](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8/news-m.v1.20250814.4aa48077a94f4a81ad024ed07bff267e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