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정 첫 前대통령 부부 구속, 다신 이런 불행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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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4 07:35  |  발행일 2025-08-14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부인 김건희 여사도 그저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된 것도,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된 것도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나라의 국격이 흔들리는 불행한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짝이 없다. 이날 재판부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증거 인멸의 우려"를 들었다.


과거에도 대통령 부인 관련 잡음이 있었지만, 김 여사만큼 전방위적인 의혹이 제기된 적은 없었다. 이번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3개이지만, 특검이 조사하는 혐의는 명품 수수,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등 무려 16개에 이른다. 더욱이 재판부가 구속 결정을 한 '스모킹 건'이라고 할 수 있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에 대한 김 여사 측의 어이없는 해명에 국민은 기가 막힌다. 서희건설 측이 문제의 목걸이를 건넸다고 자수했건만, 김 여사 측은 끝까지 모조품이라고 발뺌하니 구차스럽기까지 하다. 이러고도 특검 출석에 앞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으니, 국민의 공분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김 여사의 이런 범죄혐의 뿐 아니라 인사 개입 등 국정에 관여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대통령 부인의 국정 농단에 국민들은 또 한번 국격 추락의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특검은 김 여사의 각종 혐의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한 뒤,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그래야 사법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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