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연장하기로 했다. 관세 유예기간은 11월 10일까지다. 이에 10월 31일과 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 정부도 이날 관세 부과 90일 유예를 발표했다. 지난 4월 서로 상대국에 100% 넘게 관세율을 올리며 치킨게임을 벌이던 미·중은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 회담을 통해 '관세 휴전'에 들어갔다. 경주 APEC에 양국 정상의 참석이 유력해진 만큼 이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 무역전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과 갈등 해소를 목표로 한 경제협력체다. 회원국 간 이해관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연대와 포용적 협력을 통해 세계 평화 실현에 핵심가치를 둔다. 경주 행사가 이 같은 APEC 핵심가치를 잘 실현함으로써 단순한 경제 논의를 넘어 세계 경제 협력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 세계가 복합위기와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미·중 간 패권 경쟁,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계속되는 무력분쟁으로 국제사회는 갈등과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경주 APEC이 회원국 간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흔들리는 국제질서를 바로잡고 공동 번영을 이끌어나가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 논의는 물론 정치적 대화를 통해 신뢰 회복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천 년 역사의 도시 경주에서 국제사회 정상 외교의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지길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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