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이 29일 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대구 SPA브랜드 개발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윤정혜기자
대구의 섬유패션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니클로 못지않은 '대구산(産) SPA'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섬유도시 대구'의 서사를 브랜딩에 녹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도 나왔다.
이러한 분석과 제언은 대구정책연구원이 29일 마련한 '대구SPA브랜드 개발전략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세미나는 대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구의 섬유패션산업 재도약을 위한 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 전략과 올해 3월 실천계획을 공유한 데 이은 후속 전략의 하나로 마련됐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이날 '대구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와 대구SPA브랜드'를 주제로 글로벌 SPA브랜드인 유니클로와 자라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대구산 SPA 브랜드 론칭을 위한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박 원장은 우선 유니클로 성공 배경으로 후리스와 히트텍, 에어리즘으로 상징되는 혁신적 제품을 지목하면서 "대구 역시 뛰어난 기능성 원단 산지인 만큼 SPA 브랜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원장은 또 "대구는 염색과 섬유 생산 역량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인재 활용 연구기반 등의 강점을 활용해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全) 과정을 통합하는 SPA 모델 구축 여건을 보유한 도시"라며 "특히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과 친환경 첨단 기능성 소재 등 고부가가치 섬유 기술업체를 보유해 기능성 원단의 토대가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구에는 ZARA(자라), H&M, 망고(MANGO) 등 세계적인 SPA 브랜드가 제작한 의류의 고품질 원단을 공급하는 업체가 많다. '섬유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뛰어난 원단 제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최근 대구 섬유업계가 리사이클 원단, 물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염색 기술 등에도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대구산 SPA 브랜드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그는 또 대구의 역사와 문화,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개발해 대구만의 차별화된 콘셉트의 '대구 메이드 SPA'를 제시했다.
SPA 브랜드 개발을 위해서는 'SPA 개발위원회 운영'과 'SPA 브랜드 공모'라는 투트랙 전략이 제시됐다.
박 원장은 "유명 아웃도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의 연구개발센터와 공장이 대구에 있을 정도로 대구에서 SPA 브랜드 론칭을 시작하면 핵심 기업들과 협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동성로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대구 최대 상권인 동성로는 단순한 판매처를 넘어 신상품의 시장성을 즉각 확인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동성로를 찾는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유동인구 반응을 데이터화해 생산에 반영하는 SPA 특유의 수직 계열화 모델 구현도 가능하다.
섬유패션 도시 대구의 아이덴티티를 브랜드와 마케팅에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은 학계와 업계에서도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단순히 기능성만 강조해서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여은아 계명대 교수(패션마케팅학과)도 "아웃도어 원단에 강한 대구를 어필하고 원단·소재시장 강점을 부각하는 한편 섬유도시 대구의 스토리를 풀어내 희소가치 높은 브랜드로 인식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라호진 슬로크 대표 역시 "대구형 SPA라는 출발점을 분명히 하고, 도시에 섬유도시 서사를 입혀 스토리가 있는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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