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충진 ‘독도 교수’

  • 글·사진= 이춘호기자
  • |
  • 입력 2012-05-18   |  발행일 2012-05-18 제35면   |  수정 2012-05-18
국내 첫 ‘독도기자’서 국내 첫 독도學 교수로…밤새우며 학문적 고뇌
“신입생 20∼70대 51명 역사·법 등 9과목 공부 졸업 후 해설사로 활동”

전충진 한국복지사이버대 독도학과장(52). 그는 요즘 각계로부터 다양한 질문공세를 받는다.

“독도학과장이면 독도 문제에 전지전능한 줄 알고 마구 질문을 던집니다.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그래서 요즘 밤을 지새우다시피하면서 독도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학문적 고뇌중입니다.”

그는 대구지역 한 일간지 편집부 기자로 있다가 ‘느닷없이’ 1년간 독도체류기를 연재해 언론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뉴스메이커.

“2008년 일본 중학교 새학습지도요령서에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명기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더군요. 다음날 1년간 독도 취재 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행정 당국과 무려 1달간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다가 입도허락을 받아내고, 그해 9월4일 독도에 도착한다. 본적도 독도로 옮긴다. 2천98번째다. 그는 언론을 떠나 더 큰 ‘독도해’로 자맥질한다. 올해 전국 첫 독도전문학과의 학과장이 된다.

그는 “독도운동가보다 현재 더욱 절실한 건 다양한 독도학자”라고 말했다. 그만큼 일본의 독도딴죽걸기 수준은 지속적이고 치밀하고 교묘하다는 지적이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는 건 어쩜 정말 쉽죠. 제대로 된 독도사랑은 왜 우리땅인지 고민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저희 학과는 교육부 인가 2년제 중점전략학과입니다. 51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는데 여성 이 10명, 20대가 1명, 30대가 6명, 60대가 3명, 70대가 1명, 나머지는 40∼50대입니다. 최수일 울릉군수도 입학했습니다.”

20120518
올해 처음 생긴 한국복지사이버대 독도학과 전충진 학과장.

구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하명용씨(60)는 “애국이라는 걸 잊은 지 너무 오래됐습니다. 예순이지만 더 늦기 전에 독도 공부를 통해 못다한 애국을 해보기 위해 독도학과 신입생이 됐다”고 입학 동기를 설명했다.

“독도학은 정말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학문 중 하나입니다. 독도의 이해, 한일관계론, 한국사, 독도문화사, 국제법, 해양법, NGO론 등 모두 9개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사회·인문·자연과학 전 영역 학제간 공부를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됩니다.”

실제 독도 열기와 달리 아직 상당수 지식인들의 독도상식이 너무 바닥권이라 깜짝 놀란다.

“독도에 머물 때 정치인, 학자 등 200여명을 만났는데 논리적인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독도학과가 독도연구 인프라 확충에 일조했으면 좋겠습니다.”

독도학과를 졸업하면 독도교육사 자격증이 주어져 학교 등 현장에서 ‘독도해설사’(가칭)로 활동할 수 있다.

그가 인상적인 ‘이중적 독도대응책’을 제시한다.

“일본쪽이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유했다’고 할 경우에는 대꾸하지 말고 ‘침묵’하세요. 하지만 일본이 독도가 자기 땅이라며 해외로비전을 펼칠 경우 침묵해선 안되죠. 일본보다 더 가열차게 독도 홍보전을 벌여야 합니다. 대응할 때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우리가 가진 모든 카드를 다 끄집어내면 국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