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은 프로야구 삼성의 초대 구단주였다" 각별한 야구 사랑 보여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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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5   |  발행일 2020-10-26 제5면   |  수정 202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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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 창단식에서 이건희 회장이 이수빈 대표이사에게 단기를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초대 구단주였다.

이건희 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는데, 특히 야구사랑이 각별했다.

일본 와세대 대학 유학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했다는 이 회장은 1981년 5월 정부가 "국민에게 건전한 오락과 화제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프로야구 창설을 논의할 때 기업의 프로야구 참여를 유도했고, 같은해 12월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대구·경북지역을 연고지로 한 삼성 라이온즈를 창단했다.

초대 구단주를 맡아 2001년까지 20년간 구단 운영에 힘써 온 이 회장은 구단 발전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은 1985년 국내 팀 최초로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합동 캠프를 가졌다. 1985년 전·후기리그 통합 우승 후엔 2군 전용훈련장인 경산볼파크를 지어 인프라를 강화했고, 1990년엔 사상 첫 외국인 코치 고든 마티를 영입했다.

1993년에는 아마야구 저변 확대를 강조하며 삼성기 초·중·고 야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대회를 통해 배출한 유망주가 바로 이승엽·배영수다.

이같은 이 회장의 지원은 삼성이 프로야구를 선도하는 구단을 넘어서 명문 구단으로 도약하는데 토대가 됐고, 한국야구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통합우승 후 2001년까지 7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은 "일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S급 선수 영입으로 2000년대 들어 3번(2002·2005·2008년)이나 우승기를 들어 올렸다.

이 회장은 2002년 우승 후엔 "라이온즈의 우승 사례를 경영에 적극 활용하라"고 삼성그룹 본사는 물론 전 계열사에 지시하기도 했다.

허삼영 감독은 이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의 경기에 앞서 "오전에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병상에 누워 계셔 힘든 시기를 보내셨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안한 삶은 누리시기를 바란다. 야구에 대한 애착이 많으셨다"며 추모했다.

한편, 삼성은 가족장을 치르는 등 조용한 장례식을 원하는 분위기에 따라 광주 KIA전에서 검은 리본 달기 및 묵념 등 추모 행사는 갖지 않았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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