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산업이 뛴다 .2] 식용곤충...경북도 사육농가수 전국 2위, 작년 판매액만 70억원대 돌파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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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0 07:41  |  수정 2021-10-20 20:01  |  발행일 2021-10-20 제4면
프로틴바·떡갈비 등 정식 출시
국내 곤충식품산업 거점 성장
메디푸드 시장 진출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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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곤충식품 시연회에 참석해 시식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 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부른다. 대체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미래 식량자원적 가치를 그만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금도 운동족들의 단백질 섭취수요 증가로 이른바 '덤벨 경제(Dumbbell Economy)' 규모는 가속화되는 추세다. 경북은 곤충사육 농가가 많아 생산 거점으로 도약할 자양분이 충분하다. 앞으론 분야별 전문화된 곤충산업 신(新)플랫폼 구축을 통해 산업경쟁력 확보에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경북도, 산업 인프라 확충 나서

경북지역 곤충 사육 농가는 2020년 기준으로 476호(전국 2천862호)다. 경기도(625호) 다음으로 많다. 경주(65호)에 가장 많고, 예천(50호)·포항(47호)·경산(39호)·영천(37호)·안동(30호)이 뒤를 잇는다. 경북에서 사육되는 곤충은 흰점박이꽃무지(217호)가 압도적으로 많다. 장수풍뎅이(66)·갈색거저리(62호)·사슴벌레(34호)·쌍별귀뚜라미(28호)·동애등에(21호) 등도 사육된다. 지난해 기준 도내 판매액은 72억원으로 최근 5년 새 58억원이 늘었다.

국내 곤충산업 시장규모는 계속 커지는 양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곤충산업 시장규모는 3천616억원이고, 2030년엔 6천309억원으로 증가한다. 이 중 식용 곤충 분야만 놓고 보면 2018년 430억원·2020년 508억원이다. 2030년에는 992억원으로 관측됐다. 연 평균 성장률은 21%에 이른다.

세계시장도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올 초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갈색거저리의 안전성을 처음 인정했다. 지난해 5월 일본 대형유통업체 무인양품은 온라인 시장에서 귀뚜라미 쌀과자 완판 기록을 세웠다. 당시 판매 슬로건은 '귀뚜라미가 지구를 구한다'였다. 2019년엔 유럽공동체가 갈색거저리 식품 기업들에 한화 260억 원을 투자했다. 미국·캐나다는 식용곤충원료가 함유된 단백질 농축 파우더 및 패티·햄 등 '페이크 미트'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경북도 산업 인프라 고도화에 눈을 떴다. 경북 잠사 곤충사업장(상주) 내에 곤충원료 전처리 및 1차 가공시설(10억원)을 건립, 내년부터 운영한다. 유통산업 지원을 위해 곤충원료 소재화(분말)장비 구축, 표준 먹이원 개발, 기업형 유통체계 구축에 직접 나선다. 상주·예천엔 곤충양잠산업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체계적 식용곤충 산업육성을 위해 교육시설·임대형 스마트팜 생산시설·공동 가공유통센터가 필요해서다.

◆식탁 위 입성도 머지않아 가시권

경북은 지난해 10월 에스푸드<주>와 손잡고 식탁 위에 올릴 수 있는 식용 곤충 식품 개발과 유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속가능한 새 단백질원 및 육류 대체 수요, 식량안보,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

갈색거저리(유충)를 원료로 한 곤충 식품 개발이 한창이다. 통합 곤충 브랜드 '골드벅스' 디자인 작업도 완료됐다. 지난 9월 초에는 프로틴바(그래놀라바)·미니 떡갈비 등 곤충 식품 2종이 정식출시됐다. 식용곤충은 20%가량 제품에 들어갔다. 개발 중인 나머지 3~4종은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식용 곤충 원료의 영양적·환경적·경제학적 가치는 차고 넘친다. 전통 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최대 77% 이상 높다. 무기질·불포화지방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환경학적으론 온실가스 배출량을 2천배가량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가축 사료용 경작지 감축 효과도 있다. 가축에 비해 사료 섭취량은 10배, 물 사용량은 1천500배가량 각각 절감할 수 있다.

아직 제품 초기화 단계인 탓에 물론 어려움은 있다. 곤충에 대한 소비자들의 혐오와 거부감이 그것이다. 안전성 구비·특화 전문화된 시설구축으로 이 파고를 넘어야 한다. 단순한 기능성 식품이라는 인식의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육가공식품은 물론 소스·빵 등 일반 식품, 노령화 인구 증가에 따른 고단백질 간편식 등 메디푸드 시장 진출도 겨냥하면 곤충식품 스펙트럼이 다양해진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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