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산업이 뛴다 .3] 소형모듈 원자로…기존 원전比 안전성 1천배 향상, 친환경성 확보·건설비 30% 절감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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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8 07:40  |  수정 2021-10-28 07:42  |  발행일 2021-10-28 제4면
경주, 개발·수출 전초기지 역할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

혁신원자력연구단지
경주시 감포읍에 조성될 혁신원자력 연구단지 조감도. 경북도는 이곳을 SMR 개발 및 수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경북도 제공>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등으로 원자력 생태계는 점진적으로 붕괴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북이 이 불안한 원전 생태계를 안정감 있고, 친환경적으로 복원시키겠다고 벼르고 나섰다. 그 첨병은 '소형 모듈 원자로(SMR)'다. 2012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소형원전을 개발했지만 10년째 상용화가 되지 않은 분야에 경북도가 도전장을 냈다.

◆원전 생태계 새 돌파구 SMR

2050 탄소중립 위원회는 지난 18일, 2050년까지 원전의 발전 비율을 29.0%(지난해 기준)에서 6.1~7.2%까지 낮추기로 했다.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같은 기간 6.6%→60.9~70.8% 증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말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을 15.8%에서 2034년 40.3%로 확대하고, 원자력은 18.2%→10.1%로 줄이는 내용이 담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년)도 확정했다. 국내 운영 중인 원전 14기 중 11기가 있는 경북으로선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2017년 10월 탈원전 로드맵 발표 후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이미 7천790억원이나 공사에 투입된 상태다. 건설인가 기간은 2023년 말까지 연장됐다. 차기 정권에 건설재개 여부 결정을 떠넘긴 셈이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엔 울진 신한울 1호기가 완공된 지 15개월 만에 천신만고 끝에 조건부로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미 완공된 신한울 2호기도 내년에 사용허가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탄소 중립을 외치면서도 원전산업을 배제하려는 것은 정책 '미스 매치'로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래를 보면 원전산업 궤도 수정은 불가피하다. 경북은 SMR 쪽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친환경성 확보·안정적 전력생산이 가능해서다. SMR는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은 1천배 향상되고, 건설비는 30% 절감된다. 건설 기간도 대형원전보다 3~4년 단축된다.

◆청정수소 생산하는 새 원전시대

지난 9월1일 경주 화백 컨벤션 센터에서 'K-원자력 추진전략'이 발표됐다. 차세대 원자로로 주목받는 'SMR' 개발을 중심에 놓은 프로젝트다. 경북도·경주시·울진군·포스텍·한동대·한국원자력연구원·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참석했다.

SMR(100㎿급) 개발 프로젝트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한다. 이들은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소듐냉각 고속로(SFR)'를 활용한 SMR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경북도도 지난 5월 앨버타주 정부와 협력 관련 서한문을 교환했다. 탄소 중립분야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캐나다는 면적이 넓은 터에 전력망 구축에 어려움이 많아 대형원전보다 소형원전 수요가 많다. 수출 타깃으로 삼을 만 하다.

SMR 개발 및 수출의 꿈은 '혁신 원자력 연구단지'(경주 감포읍·총사업비 6천540억원 )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 그중에서 핵심은 지난 7월 착공한 '문무대왕 과학연구소'다. 경북도는 정부와 협의해 이 일대를 'SMR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할 생각이다.

SMR은 증기와 열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지난 6월 경북도·울진군·포스코·현대엔지니어링·한국원자력연구원 등 7개 기관이 원자력 활용 그린 수소 생산기술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린 수소 산유국'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방사능 오염위험이 적다. 증기 온도가 높아 청정 수소생산에도 적합하다. 특히 대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가 참여한다는 게 의미가 크다.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미국 USNC사와 '고온가스로' 를 활용하는 SMR 개발관련 MOU를 체결했다. 포스코도 SMR 기술 확보를 위해 '첨단원자력 융합기술센터'(포스텍 부지 내 ·400억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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